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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사장 권하길 "베스트셀러부터 읽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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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은 산업부 기자) “무작정 베스트셀러부터 읽지 마세요.”

박상진 삼성SDI 사장이 최근 발간된 삼성그룹의 사보 ‘삼성앤유’ 11·12월호에서 삼성 후배들에게 책 읽기를 권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삼성 사보에선 지난 3·4월호부터 ‘CEO의 책장’이라는 코너를 만들어서 그룹 CEO들의 추천 책을 소개하고 있는데요. 박 사장이 그 다섯 번째 주인공으로 나섰습니다. 삼성 사보는 내년부터 웹진 형태로 발행될 예정이어서, 인쇄 형태 사보의 마지막 주자이기도 합니다.

박 사장은 독서로 미래를 보는 눈을 키울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베스트셀러에 연연하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보통은 베스트셀러부터 읽으라고들 하는데, 박 사장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그는 “책은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서 시작해야 계속 읽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며 “남이 읽어 베스트셀러가 된 책을 따라가지 말고 자신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먼저 생각하고 읽어라”고 말했습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의 책을 읽으면서 흥미를 붙이는 게 중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박 사장은 아무리 바빠도 한 달에 책 두세 권은 꼭 읽어야 직성이 풀린다고 말할 정도로 독서광인데요. 그가 요즘 읽고 있는 책은 한명기 명지대 교수가 쓴 역사평설 ‘병자호란’이라고 합니다. 역사의 흥망사를 보며 배우는 점이 많은데, 이를 비즈니스에서도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역사서로는 ‘로마인 이야기’를 꼽았습니다. 박 사장은 “등장인물 중 율리우스 카이사르를 가장 좋아한다”며 “그의 리더십과 통찰력을 보며 리더의 자세를 배웠다”고 말했습니다. 역사와 역사 속 인물들의 삶 속에서 지금의 현실은 물론 미래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다는 게 박 사장의 얘기입니다.

또 박 사장은 후배들에게 ‘거족거이(巨足巨耳)’라는 말을 강조했답니다. 얼핏 보면 사자성어 같지만 사실은 그가 책을 보며 고민해서 만든 용어입니다. ‘많이 걷고 많이 들으라’는 뜻으로,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고 미래를 보는 눈을 키우라는 의미라고 해요.

그렇다면 박 사장은 어떤 책을 추천했을까요? 박 사장이 추천한 책은 △실크로드, 길 위의 역사와 사람들(김영종 저) △총·균·쇠(제레드 다이아몬드) △논어(공자) △십팔사략(증선지) △로마인 이야기(시오미 나나미) △디테일의 힘(왕중추) △코리아 다시 생존의 기로에 서다(배기찬) 등 7권입니다. 이중에서도 ‘논어’에 대해선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와 미래를 알기 위해서 필독을 권한다”며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머리맡에 두어도 좋을 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5.02(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