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바로가기

뉴스인사이드

삼성은 내년에는 '직무적합형 인재'를 뽑는다

글자작게 글자크게 인쇄 목록으로

(이도희 한경 잡앤조이 기자) 삼성그룹이 3급 신입 채용제도를 개편한다. 직군별 직무적합성평가와 창의성 면접을 추가하는 것이 골자다. 새로운 채용 절차는 입사 지원 → 직무적합성평가 → SSAT → 면접(인성검사, 실무진면접, 창의성면접, 임원면접) 순이다.

직무적합성평가는 직군별로 다르게 운영한다. 연구개발과 기술·소프트웨어 직군은 전공 학점으로, 영업과 경영지원 직군은 직무에세이로 평가한다. 영업 직군은 SSAT 전 직무에세이 사실검증을 위한 1박 2일 합숙면접이 추가될 수도 있다.

바뀐 채용제도는 2015년 하반기부터 적용된다. 기존의 어학성적 최소기준제도와 실무진면접, 임원면접 등은 그대로 유지된다.

# 직무적합성평가 통해 SSAT 응시자 거른다

가장 이목을 끄는 부분은 SSAT 응시 인원 축소다. 삼성은 매년 20만 명에 달하는 지원자에게 SSAT 응시 기회를 제공하는 데 따르는 사회적 비용에 부담을 느껴왔다. 이번에 채용제도를 개편하면서 이 부담을 덜겠다는 계획이다. 직무적합성평가를 통해서다.

그동안 일정 기준만 충족하면 누구든 SSAT를 치를 수 있게 했던 것을, 내년 하반기부터는 이 평가에 통과해야 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바꾼다.

직무적합성평가는 직군별로 평가 기준이 다르다. 연구개발과 기술·소프트웨어 직군은 전공과목 수강 내역 및 과목의 난이도, 전공 학점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전공과 직무 간 연계성이 비교적 낮은 경영지원 및 영업 직군 지원자는 직무 에세이를 제출해야 한다. 에세이 분량이나 주제는 계열사마다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직무 관련 경험과 준비 내용에 초점을 맞춰 질문을 할 계획이다.

영업직은 리더십, 팀워크, 사교성 등이 중요하다. 이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은 “영업에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준비했는지에 대해 실제 사례를 들어 쓰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경영지원 직군 역시 경험이 중요하다. 홍경선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 부장은 “만약 회계 직군에 지원했다면 회계에 관해 얼마나 공부했는지를 쓴다거나, 회계법인에서 아르바이트한 경험 등을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창의성면접’, ‘합숙면접’ 등 새로운 면접 도입

면접도 크게 두 가지가 추가된다. 창의성면접과 합숙면접이다.

창의성면접은 기존의 실무진면접과 임원면접 사이에 자리한다. 면접관과의 토론면접으로 지원자는 특정 주제에 대해 설명을 하면서 수시로 면접관의 질문에도 답해야 한다. 면접 주제는 시사상식부터 업무와 전혀 관련 없는 내용까지 다양하다.

이준 팀장은 “참신한 아이디어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직무 역량을 심층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면접 방식과 내용 및 시간도 직군별로 다르게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합숙면접은 영업 직군에 한해 제한적으로 실시한다. 직무에세이평가 단계에서 제출하는 에세이 사실 검증을 위한 면접이다. 1박 2일 동안 에세이에 기재한 내용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어 거짓 지원자를 걸러낸다는 계획이다.

# 달라지는 삼성 3급 신입 채용전형

▶2015년 상반기
지원서 제출 - 학점 및 어학성적 일정 기준 충족자는 모두 SSAT 응시 가능
SSAT - 전 직군 같은 유형의 시험에 응시
면접 - 실무진면접과 임원면접

▶2015년 하반기 이후
지원서 제출 - 직무적합성평가 추가해 합격자에게만 SSAT 응시 기회 부여
SSAT - 소프트웨어 직군은 SSAT 대신 소프트웨어 역량 테스트 도입
면접 - 실무진면접과 임원면접 사이에 면접관과의 토론 형태인 창의성면접 추가

# 신태균 삼성인력개발원 부원장이 말하는 삼성 인재상 ‘3간혁명’

신태균 삼성인력개발원 부원장은 11월11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그룹 토크 콘서트 ‘열정락(樂)서’에서 삼성의 인재상에 대해 설명했다. 신 부원장은 “우리는 마하(Mach)시대를 살고 있다”며 “마하시대의 인재상을 압축한 것이 바로 ‘3간(間)혁명’이다”라고 말했다.

① 시간혁명 ‘호모 미케니쿠스’
누르는 인간 ‘호모 스마투스’에 이어 최소 10년 안에 새로운 도구를 다루는 ‘호모 미케니쿠스(Homo Mechanicus)’가 탄생할 것이다. 삼성은 이 새로운 문명에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는 인재를 채용한다.

② 공간혁명 ‘글로벌 인재’
삼성 전 직원의 60%가 외국인이다. 이들과 소통할 줄 아는 글로벌 인재를 선호한다.

③ 인간혁명 ‘거미형 인재’
부지런하지만 비효율적으로 일하는 개미보다는 필요할 때 집중적으로 움직일 줄 아는 스마트한 거미가 되어야 한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5.17(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