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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자옥, 우리들의 영원한 '공주' 잠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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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운 한경 텐아시아 기자) 배우 김자옥이 폐암 투병 중 16일 오전 숨을 거뒀다. 향년 63세.

1951년 부산에서 시인 김상화의 2남 5녀 중 3녀로 태어난 김자옥은 서울교대부속초등학교 재학시절 CBS 어린이 전속 성우로, 방송과 첫 인연을 맺었다. 또 배화여중 재학 당시 TBC 드라마 ‘우리집 5남매’로 연기에 맛을 보기도 했다.

김자옥은 1970년 MBC 2기 공채 탤런트 출신. 이듬해 서울중앙방송(현 KBS)의 ‘심청전’ 주인공을 발탁돼 주목받았다. 방송, 영화, 연극, 가수, 성우 등 연예계 전반에 걸쳐 활약했다. 한국방송대상 성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고인은 ‘인간의 땅’ ‘유혹’, ‘옥탑방 고양이’ 등 100편에 가까운 드라마에 출연했고, ‘지붕 뚫고 하이킥’ ‘꽃보다 누나’ 등 시트콤, 리얼 버라이어티에서도 뚜렷한 존재감을 발휘해 왔다. ‘보통여자’ ‘목마 위의 여자’ 등 70년대 스크린에서 주연 배우로 활약하기도 했고, 최근에도 ‘동갑내기 과외하기’ ‘홍길동의 후예’ 등 왕성한 활동을 이어왔다.

2008년 대장암 수술 후 다시 건강을 찾고, 촬영장에 복귀했다. 또 드라마 ‘세 번 결혼하는 여자’, 리얼 버라이어티 ‘꽃보다 누나’, 악극 ‘봄날은 간다’까지 최근까지도 건장한 모습으로 꾸준히 활동해 왔다.

특히 김자옥을 상징하는 수식어는 ‘공주’다. 이는 1996년 ‘공주는 외로워’ 앨범 발표로 얻은 인기 덕분이다. 당시 김자옥 특유의 소녀 같은 이미지가 노래와 잘 어울리면서 ‘공주’ 열풍을 일으켰다.

김자옥은 1975년 김수현 작가의 ‘수선화’를 통해 제11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여자최우수연기상, 인기상을 수상한 바 있다. 1976년 제12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자최우수연기상, 1979년 제15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자최우수연기상을 연거푸 받았다. 또 2000년에도 KBS연기대상 최우수연기상, 2006년 MBC 연기대상 중견배우부문 특별상 등을 수상했다.

김자옥은 월드비전의 기아대책 홍보대사로 참여하는 등 봉사활동도 활발히 해왔다. 남편은 ‘있을 때 잘해’, '내 나이가 어때서'로 유명한 가수 오승근이다.

빈소는 서울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고, 발인은 19일이다.

#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과 이별"

김자옥 소속사 측은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연기자 김자옥 씨가 2014년 11월16일 오전 7시 40분 별세하셨습니다”라며 “고인은 2008년 대장암 수술을 받았으며, 최근 암이 재발해 항암 치료를 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11월 14일 금요일 저녁 병세가 급속히 악화되어 서울성모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 사랑하는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과 이별을 고하였습니다”라고 알렸다. 마지막으로 “지난 40여 년 동안 사랑을 받아왔던 고인의 명복을 빌어주시길 바랍니다”라며 글을 맺었다.

# 연예인들의 애도 행렬..."영원한 예쁜 공주"

배우 김자옥의 별세 소식에 동료 연예인들의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윤종신은 16일 자신의 SNS에 “김자옥 선배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을 올렸고, 김광진은 “김자옥 선배님이 세상을 떠나셨다니 믿어지지 않네요. 항상 젊고 아름다운 이미지만 기억이 나는데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는 글로 고인을 애도했다.

이광기도 트위터에 “김자옥 선배님의 소천!!! 함께 예배드리고 성경공부 하시며 행복해 하시던 모습이 기억납니다. 이제 주님 곁에 영원한 예쁜 공주로 남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계속 눈물이”라고 남겼다.

‘공주는 외로워’라는 노래로 김자옥을 스타로 만든 태진아는 “최근 자주 못 만나고, 통화만 자주 했는데 이게 왠일”이라며 “김자옥은 천생 여자였고, 화면에서 보이는 그대로의 착한 배우였다”고 안타까워했다.

# '꽃보다 누나'에서 김자옥이 했던 말 '뭉클'

김자옥의 별세로 인해 ‘꽃보다 누나’가 다시 관심이다. 당시 공황장애, 항암치료 등에 대해 속내를 털어놨던 장면들이 다시금 전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부터 올해 1월까지 방송된 tvN ‘꽃보다 누나’는 윤여정, 김자옥, 김희애, 이미연, 이승기 등이 출연, ‘누나’들의 해외 배낭 여행기를 담은 리얼 프로그램. 당시 김자옥은 여행 도중 공황장애로 인한 증상을 고백했다.

이 때문에 “내가 여행을 잘 못한다. 프로그램 출발 전 날까지도 두려웠다”고 털어놓은 김자옥은 4년 전, 암 진단 후부터 받아온 항암치료에 지쳐있음을 공개했다. 당시 이 프로그램에서 작년 암이 다시 전이돼 1년 내내 치료를 받았던 기억을 들춰내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김자옥은 “몸이 아픈 것보다 마음의 문제가 더 컸다. 늘 움츠려들어 있었고, 자신이 없었다”고. 이어 윤여정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언니가 나와 함께 가고 싶어 한단 얘기를 듣고 기분이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5.21(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