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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부 펀드들이 찜한 종목들 살펴보니 주가는 '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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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연 증권부 기자) 사우디아라비아통화국(SAMA), 노르웨이중앙은행, 싱가포르투자청(GIC). 국내 증시에 투자하고 있는 대표적인 해외 국부 펀드들입니다. 국민연금처럼 이들도 대부분 장기투자 성향을 갖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들이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종목들은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관심이 높습니다.

물론 대부분 위탁 운영을 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 종목을 모두 알 수는 없지만 지분을 5% 이상 넘긴 종목은 공시를 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일부 종목은 공개가 되지요.

헌데 공시된 종목만 보면 이들의 투자 성적이 썩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AMA는 올 들어 신세계와 다우기술 지분을 새로 5% 이상 취득했습니다. 이 중 다우기술은 투자 이후 7개월만인 지난달 거의 전량(5.0%→0.6%)을 처분했고, 지난 6일엔 신세계 역시 9만8537주를 팔아 5.2%였던 보유비중이 4.2%로 낮아졌습니다. 신세계의 평균 처분가격은 19만8160원으로 최초 공시한 지난 3월의 평균 취득가격(22만4000원) 대비 10% 가량 낮았습니다.

다우기술 역시 매입 당시보다 주가가 24.8% 빠진 상태입니다. 전년 대비 실적 감소에 국내 기관이 꾸준히 매물을 내놓으면서 3월 이후 줄곧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지요. SAMA는 지난 3월 225만여주를 평균 1만5500원에 매입해 1만556~1만3854원에 내다팔았습니다.

SAMA는 장기투자하고 있던 종목도 조금씩 보유 비중을 줄이고 있습니다. 국내 증시에 처음 등장한 2012년 이후 투자 종목 중 현재까지 지분 5%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 종목은 DGB금융지주가 유일하네요. 하지만 이 종목도 작년 7월과 올 5월 두 차례에 걸쳐 지분 일부를 처분해 보유비중이 9.0%에서 6.4%로 줄었습니다. DGB금융지주 외에도 SAMA는 2년간 보유하고 있던 제일기획의 보유비중을 지난 5월 5.5%에서 4.3%로 낮췄습니다.

다른 기관이 매입한 종목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일부 종목은 최근 국내 기관들도 눈독을 들이고 있어 주목됩니다. 지난달 노르웨이중앙은행의 ‘러브콜’을 받아 눈길을 끌었던 유니크는 이후 주가가 16% 넘게 빠졌습니다. 자동차 변속기 부품업체로 엔화 약세로 주요 자동차주들이 급락한데 따른 충격을 피해가지 못했지요.

다만 이 종목은 주가가 하락하는 동안 국내 기관의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됐습니다. 국내 기관은 지난달 이후 이 종목을 25억원 어치를 담았습니다. 국내 시장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이 회사 주력제품 ‘솔레노이드 밸브’는 성장성이 뛰어난 상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노르웨이중앙은행이 현재까지 지분 5%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 종목은 또 있습니다. 2012년 사들인 OCI머티리얼즈입니다. 노르웨이중앙은행은 이 회사 주식을 52만8098주(5.01%) 보유하고 있지요. 매입 당시 주가는 9만원대였지만 현재 주가는 4만9000원대로 반토막이 났습니다. 그나마 작년말 2만8550원을 바닥으로 68% 상승했네요.

전문가들은 태양광 산업 침체로 작년까지 장기 부진을 겪었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실적 개선이 지속되고 있어 반등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기관이 올 들어 203억원을 순매수했습니다.

싱가포르투자청(GIC)이 작년말 사들인 두산인프라코어는 실적 개선 가능성이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습니다. 올 들어 주가는 20% 넘게 하락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저가 매수세는 꾸준히 들어오고 있네요. GIC는 두산인프라코어 주식을 7.75% 보유하고 있습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5.17(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