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창업자이자 지주회사 NXC 대표인 김정주 넥슨그룹 회장이 29일자 한국경제신문 18면에 실린 ‘김정주·이해진을 부랑아로 본 대학교육을 바꿔야 창의가 산다’는 제목의 김병도 서울대 경영대학장(대학기업가센터 협의회장) 인터뷰 기사를 잘 읽었다며 이런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김 학장과 기자에게 보내왔습니다. “전공 수업도 열심히 듣고 타과 수업도 나름 챙겨서 열심히 들었다”는 해명(?)을 담은 이메일이었습니다.
김 회장은 “‘부랑아’ 취급 – 까지는 아니고, … ㅎㅎ”라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그는 (김 학장님을) "다음 주에 찾아뵙겠다"며 발전기금도 내라고 하면 성의껏 내도록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앞서 김 학장은 인터뷰에서 ‘벤처경영학 연합전공’ 과정을 개설한 배경을 설명하면서 “1990년대 창업 붐이 일었을 때 서울대 공대 출신들이 대기업을 일군 곳이 많다”며 “김정주 넥슨 회장과 이해진 네이버 의장(둘 다 컴퓨터공학과 86학번) 등이 1조원 이상의 재산을 모은 서울대 공대 출신들”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대학발전기금 기부 의사를 (이들에게) 타진하면 ‘기부를 안 하겠다’고 한다”며 “자기들은 학교 다닐 때 교수로부터 부랑아 취급을 받았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학장은 이어 “(이들이) 교수가 시키는 공부는 안 하고, 학점 신경도 안 쓰고, 딴짓을 하니까 그런 취급을 받았을 것”이라며 “하지만 사실은 굉장히 창의적인 일을 했고 교수가 이들을 독려했더라면 나중에 학교에도 좋은 일을 많이 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습니다.
김 학장은 평소 저서와 강연 등을 통해 부자의 따뜻한 마음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부자가 된 혁신가들이 혁신의 혜택을 사회와 자발적으로 나누는 것이야말로 혁신가에 대한 사회적 존경을 높일 수 있다’고 설파하며 부자의 자발적 자선 행위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부랑아’라는 표현을 동원할 정도의 강한 어조 뒤에 숨어있는 ‘벤처기업을 창업하려는 후배들을 도와주라는 압박’이 김 회장에게 제대로 전달된 모양입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