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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뒷 얘기

중국은 자동차 캠핑을 활성화하겠다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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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광진 중국전문기자) 최근 중국의 3분기 경제지표를 발표한 국가통계국의 성라이윈 대변인은 중국 경제의 구조가 원하는 방향으로 고도화되고 있다며 그 사례 중 하나로 소비의 경제성장 기여도를 꼽았습니다. 올들어 9월까지 국내총생산(GDP)에서 소비의 기여도가 48.5%에 달해 투자의 기여도에 비해 7%포인트 높았다는 겁니다.

투자와 수출에 기댄 과거의 성장 방식에서 탈바꿈하고 있다는 얘기였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역대 GDP에서 소비의 기여도를 종적으로 살펴봤습니다. 오히려 뒷걸음질 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 GDP에서 소비의 기여도는 2011년 56.5%로 정점을 찍은 뒤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특히 올들어 다시 50% 밑으로 내려왔습니다.

소비의 핵심 지표인 소매매출 추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올들어 9월까지 소매매출은 18조9151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0% 증가했습니다. 증가율이 상반기 실적에 비해 0.1%포인트 둔화된 겁니다. 월 기준으로도 소매매출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 기준)은 9월까지 4개월 연속 둔화세를 보였습니다.

소비위축이란 ‘불편한 진실’ 뒤에는 시진핑(習近平) 정부의 부패척결 운동이 있습니다. 실제 9월 소매 매출에서 부문별 실적 가운데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게 음식점 매출이었습니다. 연간 200만 위안 이상의 음식점 기업을 기준으로 조사한 매출이 9월에 전년 동기 대비 0.5% 감소한 714억 위안에 그친 겁니다.

올들어 9월까지 실적을 보아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이 기간 음식점 매출 증가율은 2.0%로 중국의 소매매출 증가율 12%에 크게 못 미쳤습니다. 귀금속 판매는 이 기간에 전년 동기 대비 3.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엔 중국의 사치품 소비가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는 보도도 나옵니다. 이 때문에 중국 덕에 호황을 누리던 해외 명품업체들의 실적이 악화됐다는 소식도 이젠 뉴스가 아닙니다.

중국 당국은 그러나 부패척결 등에 의한 과소비 위축을 건전한 소비구조로 조정하기 위한 진통으로 봅니다. 문제는 과소비 위축이 전반적인 소비부진으로 이어지는 게 지속될 경우 중국 경제의 구조 고도화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겁니다.

때문에 중국 당국은 새로운 소비원 발굴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10월29일 주재한 국무원(중앙정부) 상무회의에서 소비 확대와 고도화를 위해 6대 소비영역 육성에 나서기로 한 건 이 같은 절박감을 엿보게 합니다.

우선 모바일 인터넷 등 인터넷 기반의 소비를 키우기로 했습니다. 이를 위해 농산품 등을 전자상거래로 유통시키기 위한 물류망 구축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한국 기업들로서는 전자상거래를 통한 중국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할 때가 됐습니다.

둘째는 녹색소비입니다. 에너지 절감 제품, 특히 신에너지 차량 보급 확대를 위해 충전시설에 비교적 많은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습니다. 세번째는 안정적인 부동산 소비입니다. 부동산 시장 위축이 소비부진으로 이어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관련 대출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습니다. 더 이상의 부동산 침체는 막겠다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네번째는 여가 소비입니다. 유급휴가제도를 실시하고 부유층이 농촌에 여행가는 프로젝트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자동차 캠핑장을 만들어 차를 타고 여행을 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하기로 했습니다. 한국의 농장 마을이나 자동차 캠핑 비즈니스를 중국에 수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섯째는 교육문화 소비입니다. 중국과 외국자본 합작으로 운영하는 학교를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중국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누려온 국제학교 시장에 경쟁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외자들의 교육시장 진출이 활기를 띨 전망입니다.

마지막으로 내건 소비영역은 양로 건강 등의 가정 소비입니다. 양로 서비스 발전을 위한 산업기금 조성과 민간자본이 투자한 양로서비스업체에 대한 세제혜택 등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또 민간 병원에 부과되는 수도료와 전기료를 공립 병원과 같은 수준으로 낮춰주기로 했습니다. 이들 신 소비영역은 내수육성에 나선 중국에서 새로운 성장모멘텀을 찾으려는 한국 기업들에 기회가 될 분야이기도 합니다. / kjoh@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5.03(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