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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복 인수에 나선 진웬캐피탈 CEO는 '밤의 황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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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국제부 기자) 홍콩 사모펀드 진웬캐피탈의 조 로 최고경영자(CEO)는 본업보다 ‘밤의 황제’로 더 유명합니다. 패리스 힐튼과 화려한 술 파티를 하는 장면이 담긴 사진이 돌기도 했습니다. 그의 술 파티는 연예잡지나 신문에 헤드라인을 장식하기도 했죠.

그는 광산·주류업을 하는 기업의 손자로 태어났습니다. 유년기는 말레이시아에서 성장했죠. 그의 조부인 멍 탁은 1922년 중국 광둥성의 한 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1960년대와 1970년대 태국에서 철광석 등 광산업을 했습니다. 증류주 제조소를 지어 파는 식으로도 돈을 벌었죠.

이후에는 태국과 말레이시아, 홍콩 부동산에 적극 투자했습니다. 그의 부친은 장남이었습니다. 물려받은 재산을 아시아와 서방 국가 부동산에 투자했습니다. 아시아 주식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기업에도 앞장서서 투자했죠. 이 연장선에서 그와 그의 형은 일가의 재산을 관리하게 됐습니다.

부유한 집안에서 자라다 보니 술파티 등도 많았고, 글로벌 최대 국부펀드뿐 아니라 원자재업계 거물이나 억만장자 투자자들과도 네트워크를 그리 어렵지 않게 쌓을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패리스 힐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처럼 유명인들과 고급 술집에서 호화 술 파티를 벌이는 일이 잦았죠. 작고한 그의 부친이 우려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이랬던 그가 최근 변했다는 소리를 많이 듣고 있습니다. 인수합병(M&A)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죠. 진웬캐피탈은 아부다비 국부펀드와 컨소시엄을 맺고 지난 20일 리복을 인수하겠다는 제안서를 제출했습니다.

직전에도 뉴욕 파크레인호텔, 코스탈에너지, EMI의 음악출판사업 인수건에 참여했죠. 사실 M&A에 뛰어난 수완이 있었습니다. 그는 영국 명문 사립학교인 해로우스쿨과 미국 펜실베니아대 와튼 비즈니스스쿨을 나왔습니다.

처음 M&A에 참여한 건 2006년입니다. 쿠웨이트상업은행이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고급 초고층아파트를 매입하도록 도왔습니다. 2년도 안 돼서 2000만 달러(약 211억6000만원)의 차익을 남기게 했죠. 2008년부터는 모친의 독촉에 못 이겨 시티그룹과 골드만삭스에서 일을 합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형과 일가의 자산을 운용하죠. 약 17억5000만달러(약 1조8500억원)에 달합니다.

2012년까지 막대한 부를 축적하지만 암 진단을 받습니다. 그리고 나서야 ‘밤의 생활’을 청산하고 건강한 인생을 다시 추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는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누구와 어울리는 지가 정말 중요하다. 글로벌 최고 의사결정자들과 가까이 했더니 사고의 시야의 폭이 넓어졌다”라고 말하더군요. 건강과 사람. 한 사람의 삶의 바꾸는 중요한 요인인 듯 합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5.08(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