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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뒷 얘기

발리에서 성공한 일본 호시노리조트의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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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국제부 기자) "발리에 있는 일반 가정에 리조트 직원을 홈스테이시켰습니다. 그 정도로 치열하게 현지화 전략을 짰습니다."

호시노 요시하루 호시노리조트 회장이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인터뷰에서 한 말입니다. 일본 리조트로서는 드물게 발리에서 큰 성공을 할 수 있던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이죠.

호시노 회장은 온천 여관을 가업으로 물려받았습니다. 리조트와 스키장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경영난에 빠져 있는 기업을 수완을 발휘해 되살린 전력이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발리에 진출해 전 세계적으로 32개의 고급 리조트 시설을 운영 중이랍니다.

발리에는 포시즌, 메리어트 등 전 세계 최고의 리조트들이 즐비합니다. 후발주자인 데다 브랜드도 잘 알려지지 않은 호시노리조트가 승부하기에는 벅찬 환경이었죠.

이 점에서 호시노리조트의 차별성이 생겼습니다. 호시노리조트의 직원을 발리의 일반 가정에 머물게 하면서 그들의 생활 습관과 양식, 선호하는 환경을 세밀한 부분까지 파악한 것이죠.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최고의 결과를 낳게 됐죠.

특히 인도 힌두교와 다른 발리 힌두교를 익히는 데 집중했습니다. 발리 힌두교는 발리의 토착 신앙과 인도 불교, 힌두교가 섞인 것입니다. 발리 사람들의 생활 습관, 물건 구입 형태의 대부분이 발리 힌두교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합니다.

발리 현지인들의 자부심도 굉장히 크죠. 그래서 발리 사람들을 고용하는 리조트호텔이 발리 문화를 현장 체험하는 건 꼭 필요하다는 게 호시노 회장의 판단이었습니다.

발리는 조각이 유명합니다. 예술적인 성향도 강하죠. 그래서 축제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일보다는 축제에 관심이 더 많다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축제도 개방적이라 관광객들을 자신들의 축제에 데려오는 일도 다반사입니다.

여기서 호시노리조트는 힌트를 얻었습니다. 호시노리조트가 지역 관련 축제를 주최하고 관광 패키지로 만든 겁니다. 지역 축제가 있을 때면 리조트 직원들이 앞장서서 도와줬죠.

축제를 즐기기 위해 직장을 버리고 싶어하는 청년들을 모아서 리조트에서 근무하게도 했습니다. 일과 축제의 양립이죠. 발리 사람들의 사고와 습성을 고려한 결정입니다.

발리에서 대부분의 호텔은 서양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직원들의 서비스 마인드도 서양의 그것을 따르죠. 발리만의 문화를 느끼기는 어렵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호시노리조트는 서양 리조트와 차별화되는 현지화된 서비스와 업무 방식을 보여준 겁니다. ‘궁하면 통한다’고 하지만 통할 때도 남다른 고민과 전략은 필수인 듯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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