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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행복한 삶을 꿈꾸는 '국제방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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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국제부 기자) ‘국제방랑자’라고 들어 보셨습니까? 뉴욕타임스(NYT)가 은퇴 후 집을 팔아 몇 년간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을 이렇게 일컬었습니다. 직장에서 임원을 마지막으로 은퇴한 뒤 2년 정도 각 국가를 돌면서 텐트생활로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을 말하는 겁니다.

은퇴 전에 얽매였던 소유욕에서 벗어나 일종의 ‘다운 사이징’을 추구하는 삶의 태도지요.

은퇴 후 이런 삶을 원하는 사람들이 미국에서 늘고 있다고 하네요. 열심히 일만 하면서 살아온 만큼 나머지 일생은 ‘끝없는 휴일(endless holiday)’로 만들고 싶다는 게 이들의 목표랍니다

미국 상무부가 조사했더니 현역에서 물러나 해외 여행을 다니는 미국인은 1993년 전체 인구의 9.7%에서 2012년에는 13%로 증가했습니다. 작년 말 기준으로 해외 주소로 사회보장 연금을 받는 경우가 약 36만명에 이른다고 하네요. 10년 전에 비해 10% 가량 늘어난 수치죠.

몇몇 보험회사가 비공식으로 조사한 자료를 보면 70세 이상 고령자의 해외여행 보험 수요가 최근 크게 늘었다고 합니다. 은퇴 후 외국 여행을 떠난 고령자는 대부분 미국으로 다시 돌아오나 미국에 돌아오지 않고 그대로 ‘방랑자’가 돼 세계여행을 계속하는 경우도 꽤 있다고 합니다.

캘리포니아대학에서 소비자 행동을 연구하는 할리 허쉬필드 교수는 이렇게 말합니다.

“과거에는 많은 사람들이 은퇴 후를 떠올렸을 때 의자에 앉아 책을 읽거나 골프 즐기는 정도를 상상했습니다. 요즘 은퇴자들은 생각 자체가 바뀌었습니다. 활동적인 삶을 꿈꾸죠.” 은퇴 후 시간을 유용하게 활용하는 방법이 바로 이동형 삶의 태도라는 인식을 갖게 됐다는 겁니다.

평균 수명이 늘고 사회 구조가 변하면서 은퇴자, 고령자 삶의 모습도 빠르게 바뀌고 있는 듯합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5.04(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