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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뒷 얘기

알리바바 창업자가 내놓은 새로운 '킹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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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광진 중국전문기자) "마윈이 또 하나의 새로운 킹(king) 카드를 꺼냈다", "개미의 야망, 알리바바는 새로운 금융생태계를 만들려 한다", "알리바바의 동물원에 개미도 합류".

최근 뉴욕 증시 사상 최대 규모의 IPO(기업공개)로 화제가 됐던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16일 ‘마이(蚂蚁,개미) 금융서비스그룹(이하 개미금융)’을 출범시키자 중국 언론들은 이렇게 제목을 뽑으며 대대적으로 보도했습니다.

개미금융은 지주회사입니다. 알리페이 등 알리바바의 금융 관련 자회사 및 사업부를 비롯해 소액대출과 신설 인터넷 은행 등을 총괄하게 됩니다. 알리바바그룹은 지난해 소액금융서비스그룹을 만든다고 발표했는데 1년간의 준비 끝에 개미금융이란 이름으로 출범한 겁니다.

외견상 개미금융과 알리바바는 지분관계는 없는 독립된 법인입니다. 하지만 개미금융의 경영진은 모두 알리바바에서 마윈과 함께 경영을 했던 유능한 간부 출신들로 포진됐다고 중국 언론들은 전했습니다. 개미금융의 CEO인 펑레이는 마윈과 함께 알리바바를 공동창업한 인물로 알리바바 내에서 금융여왕으로 불립니다.

알리바바는 중국에서 인터넷 금융 혁신의 아이콘으로도 통합니다. 지난해 6월 온라인 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 고객들로부터 조성한 자금으로 머니마켓펀드(MMF)인 위어바오를 결성해 1년만에 세계 4위, 중국 1위 MMF로 키워냈습니다.

중국 최대 인터넷검색업체 바이두와 최대 인터넷메신저 업체인 텅쉰도 위어바오 따라하기에 나서면서 작년 중국 금융계의 최대 화두 중 하나로 인터넷 금융이 부각됐었지요.

게다가 알리바바는 지난 달 온라인에서만 업무를 볼 민영은행 설립 인허가를 받았습니다. 개미금융은 알리바바의 이 같은 금융 업무를 모두 총괄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게 알리바바 측의 설명입니다. 수면 밑에서 빅데이터와 신용기록 클라우딩컴퓨팅이 이들 금융업무를 뒷받침할 인프라로 작용하게 됩니다.

알리바바의 알리페이 사용자는 이미 10년만에 3억명으로 늘었습니다. 알리바바는 전자상거래 사업을 하면서 축적해온 이들 인프라를 전통적인 오프라인 금융회사들에 개방해 이들을 협력업체로 끌어들인다는 계획입니다. 알리바바의 금융생태계가 만들어지는 겁니다.

200여개의 은행 보험 자산운용회사 등 금융회사가 알리바바 생태계에 들어올 것이라고 중국언론들은 전합니다. 알리바바는 직접 금융제품을 설계하는 업무는 관심이 없습니다. 그런 일을 하는 금융회사들이 서로 신용정보를 공유하면서 더욱 효율적으로 고객에 서비스를 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겁니다.

알리바바가 지난달 인허가를 받은 인터넷은행은 20만위안을 넘지 않은 자금을 예금으로 유치하고, 500만위안이 넘지 않는 소액대출을 위주로 하게 됩니다.오프라인 지점이 없는 순수 인터넷은행입니다. 문제는 중국에서는 현재 직접 은행 직원과 얼굴을 맞대야 계좌를 개설하고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이 같은 금융감독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지가 알리바바의 과제입니다.

장강상학원 텅빙성 부원장은 “알리바바는 은행과 같은 금융기구를 설립하는 게 목적이 아니다. 돈과 상품 그리고 정보가 모두 흐르는 고속도로 망을 건설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전통 금융업체들은 이제 자의반 타의반 알리바바의 생태계에 입성하도록 압박을 받게될 전망입니다. 개미금융의 출범은 중국에서 금융시장을 공략하는 한국 금융회사들이 유념해야 할 큰 변화의 진원지인 셈입니다.

제프 자비스 뉴욕시립대 교수는 "당신이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그냥 연결하라"가 구글이 만드는 세상이라고 소개합니다. 마윈이 꿈꾸는 알리바바 제국의 미래와 크게 다르지 않아보입니다. 세계 IT 업계에서 바야흐로 제국의 전쟁이 막이 오르고 있습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5.04(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