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바로가기

뉴스인사이드

국내 스마트폰 비싸다는 지적에 삼성 '발끈'

글자작게 글자크게 인쇄 목록으로

(정지은 산업부 기자) 우리나라 휴대전화 공급가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가장 높고 미국보다 8만~40만원 비싸다는 국정감사 자료가 나와 논란이 한창입니다.

국내 이용자들 사이에선 휴대전화 업체들이 국민들을 시쳇말로 "호구"(어수룩해서 이용하기 좋은 사람)로 여긴 게 아니냐며 ‘배신감을 느낀다’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곧바로 ‘오해가 있다’며 적극 해명에 나섰습니다. 삼성전자는 13일 공식 기업 블로그를 통해 ‘국내 스마트폰 가격은 해외보다 높지 않습니다’라는 제목의 해명글을 게재했는데요. 이 글을 보면 삼성전자가 왜 억울해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 측은 “해당 국감자료는 제조사와 제품 간 비교가 아닌 전체 평균가격을 단순 비교한 것이어서 고가·고사양 제품 사용 비중이 높은 국내 실정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최신 스마트폰 출고가가 미국에 비해 월등히 비싸다는 지적도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제조사 출고 가격은 국가별로 큰 차이가 없습니다. 최신 스마트폰인 ‘갤럭시 노트4’의 경우 출고가는 국내 87만원(32GB 메모리)이고 미국이 87만6000원(AT&T 825.99달러·32GB 메모리), 중국 78만9000원(차이나유니콤 5399위안·16GB 메모리)입니다.

문제는 각국 이동통신사의 보조금 규모에서 차이가 발생하면서 구매자들이 체감하는 가격이 달라지는 겁니다. 미국에선 2년 약정 가격이 32만원 선이지만 국내는 79만6000원으로 2.5배 가까이 비싸거든요.

게다가 국감 자료에선 비교조건 자체가 공평하지 않았습니다.

국감 자료를 보면 갤럭시 노트4의 국내 출고가는 95만7000원으로 미국 출고가인 825.99달러(약 86만8925원)에 비해 약 8만원이 비싸다고 했지만, 국내 출고가에는 부가세가 들어가 있는 반면 미국 출고가는 부가세가 반영되기 전의 가격이라는 오류가 있습니다. 제대로 비교하려면 양쪽 모두 출고가에 부가세까지 더하거나, 아예 부가세를 제외한 출고가만 놓고 비교를 했어야겠지요.

한국과 미국 출고가 모두 부가세를 반영한 이후 가격을 비교하면 갤럭시 노트4의 가격은 국내에선 95만7000원, 미국(AT&T)은 95만4000원으로 비슷합니다. 삼성전자 입장에선 억울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안 그래도 스마트폰 시장이 악화되면서 실적 우려가 큰 상황에서 잘못된 국감자료가 널리 알려지는 바람에 국내 이용자들에게 미움만 사게 돼 더욱 난처해진 거지요.

물론 삼성전자 측이 적극 해명에 나서고는 있지만, 이미 돌아서버린 이용자들의 마음을 다시 잡기가 쉬울리 만무합니다. 한 마디로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는데요. 이 정도면 삼성전자가 논란 직후 적극적인 해명에 나서며 발끈한 것도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문제가 있다면 국감에서 지적하는 게 마땅하지요. 하지만 오류가 있는 국감자료로 발생한 피해라면, 국회에서 책임있는 자세로 오해는 바로 잡아줘야 하지 않을까요? (끝)

오늘의 신문 - 2024.11.14(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