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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뒷 얘기

"신종균 사장 만나겠다"며 삼성 사옥 찾는 대학원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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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은 산업부 기자) “신종균 사장님 만나러 왔습니다.”

1일 오전 7시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로비의 분위기는 평소와 달랐습니다. 삼성 수요 사장단 회의에 참석하는 사장들을 만나려고 기다리는 취재진 사이에 청바지 차림의 대학원생이 눈에 띄었거든요. 그는 건국대 산업디자인과 대학원 2학년 신동협 씨(26)였는데요.

신씨가 이곳에 나타난 것은 지난달 17일과 24일에 이어 세 번째였습니다. 무슨 사연이 있기에 3주 연속 이곳을 찾은 걸까요?

신씨는 신종균 삼성전자 IT·모바일(IM) 부문 대표이사 사장을 보러 왔다고 했습니다. 자신이 개발한 스마트폰 사용자 인터페이스(UI) 특허 두 건을 신 사장에게 무상 양도하고 싶어 직접 만나겠다고 나선 것이라더군요. 신씨는 몇 주 전 학교 선배와 대화하다가 ‘매주 수요일 삼성 사장단 회의가 열리는데, 신 사장도 참석한다더라’는 얘기를 듣고 이 계획을 세웠다고 해요. 신 사장을 보려고 이번 학기에는 수요일 강의를 아예 없앴다고 했습니다.

신씨는 기자와 만나 “나는 삼성전자의 열렬한 팬이고 신 사장을 우상으로 생각한다”며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발전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요즘 스마트폰 신제품이 대부분 디자인이나 크기만 바뀌는 식이어서 아쉽다”며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UI에 승부수를 던지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하고 싶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신씨의 꿈은 UI 개발자라고 합니다. 소비자들에게 혁신을 줄 수 있는, 세상에 없던 UI를 개발하는 게 그의 목표라고 하는데요. 신씨는 대학원 졸업 후 삼성 입사에도 도전해 볼 생각이라고 했습니다. 그 전에 꼭 신 사장에게 자신의 특허를 전하고 싶다고 거듭 강조하더군요.

하지만 이날 신 사장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신 사장은 요즘 내부 경영활동에 집중하고 있어서 회의에는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도 신씨는 포기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신씨는 “신 사장을 직접 만나 특허를 전달할 때까지 앞으로 매주 수요일마다 삼성전자 사옥을 찾을 계획”이라며 다음 주를 기약했습니다. 신씨의 ‘이색’ 시도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신씨와 신 사장의 만남이 성사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오늘의 신문 - 2024.05.07(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