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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신저도 '텔레그램'으로 '사이버 망명'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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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락 IT과학부 기자) 해외 모바일 메신저인 ‘텔레그램’의 인기가 연일 치솟고 있습니다. 애플 앱스토어에서 텔레그램은 최근 닷새 연속무료 앱 다운로드 순위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름도 생소한 이 메신저가 갑자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검찰의 사이버 검열 논란 때문입니다. 검찰이 최근 사이버상 허위 사실 유포를 엄단하겠다고 밝힌 이후 카카오톡과 같은 국내 메신저를 검열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이용자들이 보안성이 높은 해외 메신저로 ‘갈아타기’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른바 ‘사이버 망명’인 셈이죠.

텔레그램은 러시아의 파벨 드로프, 파울 드로프 형제가 러시아 당국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보안성을 최우선에 두고 개발한 메신저입니다. 본사는 독일 베를린에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메신저는 강력한 보안이 특징입니다. 사용자의 연락처에 저장된 상대만 연결이 되고, 대화 상대를 일일이 암호화할 수 있습니다. 대화 내용도 저장되지 않습니다.

대화 내용을 저장하고 싶을 경우 암호화할 수도 있고, 저장 기간 설정도 가능합니다. 아직까지 어느 해커도 이 메신저를 뚫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기가 더욱 치솟고 있습니다.

문제는 정부의 SNS 단속에 엉뚱하게도 국내 업체들의 서비스가 외면받고 해외 서비스로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검찰은 파문이 일자 “카카오톡 같은 SNS는 사적 공간인 만큼 고소·고발이 들어오지 않는 한 검색하거나 수사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사이버 감시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발과 의구심은 줄어들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텔레그램은 해외 모바일 앱이기 때문에 한글로는 서비스 되지 않습니다. 앱스토어에서 검색할 때도 영어로 ‘telegram’을 입력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티즌들은 “누군가 내 사적 대화를 들여다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불쾌하다”며 텔레그램으로 속속 옮겨가고 있습니다.

수년 전 정부가 국내 동영상 사이트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자 구글 유튜브가 뜨기 시작해 이젠 대세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최성진 인터넷기업협회 사무국장은 “정부의 조치가 사용자를 불안하게 해 해외 서비스를 찾는 단초가 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습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6.29(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