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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 정치'의 위력…새정치연합 여론전 패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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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기 정치부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24일 ‘그들은 어떻게 카카오톡을 카더라톡으로 변질시켰나’란 제목의 이색적인 홍보 책자를 냈습니다. 새정치연합 홍보위원회와 민주정책연구원이 공동 발간한 것인데요. 최근 ‘세월호 정국’과 6월 지방선거, 7월 재·보궐선거 때 치러진 ‘카카오톡 여론전’에 대한 분석과 향후 과제를 담았습니다.

새정치연합은 지난 대선에서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주로 공론 형성의 역할을 했지만 최근 들어 보수 집단이 ‘카톡’을 정치 선전의 도구로 십분 활용했고 이를 통해 여론 지형을 뒤집었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카톡’은 단체카톡방 등을 통해 빠른 속도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 보수 집단을 중심으로 불량 정보의 생산과 유통을 조직화하는 경향이 발견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 사례도 제시했는데요. 대표적으로 ‘세월호 희생자 의사자 지정 메시지’를 들었습니다. 유가족들이 받는 배상 보상 내역을 쭉 나열했으나 일련번호를 매겨 즉각적으로 수용자로 하여금 지나치다는 인상을 주도록 오도했다는 것입니다. 상대적으로 피해의식이 높은 저소득층과 노년층, 자영업자에게 분노를 일으킬 수 있도록 한 것이란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새정치민주연합이 발의한 법’이라고 명시함으로써 정치적 분노 대상을 명확히 했다고 분석했습니다. ‘평생’이란 단어를 활용한 교묘한 사실 ‘비틀기’와 새누리당 역시 발의한 법안임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은 대상에서 제외함으로써 새정치연합에만 책임을 전가하도록 구성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밖에 김지하 시인을 사칭해 유가족 보상을 비난하는 메시지나 ‘유민아빠’ 김영오씨를 아이를 버리고 돌보지 않은 몰염치한 아버지로 매도한 메시지, 실종자의 무사 귀환을 염원하는 ‘노란리본’을 ‘노빠‘들의 선동질로 표현한 메시지,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이 유포했던 ‘세월호 메시지’, 이례적으로 사진까지 첨부된 ‘김정은 조화’ 메시지 등을 소개했습니다.

새정치연합은 이들 메시지가 ‘카톡’을 통해 적게는 수십만명, 많게는 수백만명에게 전달된 것으로 보이며 한 종류의 단일 버전이 대량으로 유포된 만큼 메시지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조직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새정치연합은 7·30 재보선이 끝난 뒤 신고센터를 만들고 고발하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이미 국민 여론이 분열된 뒤였다고 자성했습니다. 보수 측 카톡 메시지가 유언비어라는 각인 효과가 다소나마 있었으나 시기적으로 늦었고 조직력의 한계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분석했습니다.

향후 과제로는 ‘카톡’을 진영 논리로 접근해서는 안되며 다수의 국민을 상대로 한 여론 형성의 장으로 보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또 1세대 SNS(페이스북 트위터)와 2세대 SNS(카카오톡)을 망라하는 종합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고 주문했습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5.18(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