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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 껍질이 왜 미끄러운지 연구해 이그노벨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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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연 국제부 기자) 악당에게 쫓기면서 바나나 껍질을 바닥에 던지고 도망가는 주인공. 바나나껍질을 밟은 악당은 미끄러져 바닥을 나뒹굽니다. 만화나 코믹 영화에서 흔히 등장했던 이 장면이 과학적으로 증명됐습니다. 바나나껍질은 미끄럽다는 것을 증명한 일본 연구진이 올해의 이그노벨상 물리학상을 수상한 것입니다.

하버드대 유머 과학잡지인 ‘애널스 오브 임프로버블 리서치(AIR)’가 수여하는 ‘이그노벨상’은 노벨상을 패러디한 상으로 고정관념을 깨는 이색 연구에 상을 수여하고 있습니다.

일본 기타사토대학 마부치 기요시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다양한 과일로 신발 밑창을 문질렀을 때와 직접 리놀륨 바닥 위를 걸었을 때의 미끄러운 정도를 실험했습니다.

실험 결과 신발과 바나나 껍질 간의 마찰계수가 직접 리놀륨 바닥 위를 걸었을 때의 6분의 1 정도로 매우 낮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마찰계수가 낮다는 것은 미끄럽다는 뜻입니다. 바나나 껍질은 마찰계수가 두께가 2㎜인 사과 껍질의 절반밖에 안됐습니다.

일본 연구팀은 바나나 껍질이 다당류 소낭 모양의 젤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것이 미끄러움을 야기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밝혀냈습니다.

논문은 ‘바나나 껍질의 마찰계수’라는 제목으로 ‘일본마찰학협회’ 저널에 실렸습니다.

바나나껍질을 연구한 팀 외에 ‘왜 밤에 늦게까지 깨어 있는 사람들이 타인을 조종하는 성향의 자화자찬가일 확률이 높은가,’ ‘고양이를 키우는 것에 대한 정신적 위험성’ 등을 연구한 연구팀들이 이그노벨상 수상자로 선정됐습니다. 중국과 캐나다 연구팀은 ‘토스트 안에서 예수님 얼굴 찾기’ 연구로 이그노벨상 신경과학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5.06(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