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바로가기

뉴스인사이드

금융감독원 임직원들이 '꿀주말'을 보낸 사연

글자작게 글자크게 인쇄 목록으로

(박종서 금융부 기자) 금융감독원 임직원들이 모처럼 ‘꿀맛’ 같은 주말을 보냈습니다.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의 ‘눈치(?)’를 보지 않고 말입니다. 최 원장은 19일(금) 임원들에게 “주말에 출근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러면서 직원들도 굳이 나올 필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일부 직원들은 “주말에는 쉬는 것이 당연한 데도 마침 인심 쓰듯 하시니 뭔가 이상한 것 같다”면서도 “그래도 마음 편히 쉬라고 하니 고마울 따름”이라고 반겼습니다.

지난해 3월 취임한 이후 최 원장이 주말 출근을 공식 ‘거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네요. 최 원장이 거의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하다 보니 금감원 직원들은 주말이나 휴일에도 200~300명씩 출근하는 것이 다반사였습니다. 지지난 주말에도 날을 새워 일한 부서가 있다고 합니다.

최 원장은 금감원 안팎에서 지독한 ‘워크홀릭’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일해왔습니다. 임영록 전 KB금융지주회장에 대한 금융위원회의 중징계 결정을 앞두고 있었기는 했지만 지난 추석연휴에도 단 하루를 쉬지 않고 출근했을 정도입니다.

오죽했으면 금감원 노동조합에서 지난 5월 최 원장을 만나 어린이날과 석가탄신일로 이어지는 연휴 때라도 업무보고를 받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청했을까요. 최 원장은 올 여름 공식적으로 일주일간 휴가를 갔지만 이런저런 업무를 봤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물론, 금감원은 최 원장 취임 이후 하루도 편안할 날이 없었습니다. 동양사태, 개인정보 유출사고, KT ENS 사기대출, 세월호 관련 부실대출 의혹에 이어 KB금융을 포함한 금융권의 대규모 징계 결정 등 끊임없이 일이 생겼습니다.

그래도 최 원장이 하루도 쉬지 않고 출근한 것은 너무했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직원들의 불만도 커졌지요. 최 원장의 지난 주말을 ‘휴일다운 휴일’로 만든 것은 이같은 내부 불만을 가라앉히려는 의도라는 해설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일벌레’라는 별명을 갖고 있을 정도로 업무에 열심인 최 원장 입장에서 지난 주 ‘경질설’이 흘러나온 것은 억울할 법도 합니다. 최 원장은 경질설에 신경 쓰지 않고 임기를 채우겠다고 단호하게 이야기했습니다만….

그나저나 금감원 임직원들은 이번 주말에도 마음 편히 쉴 수 있을지 문득 궁금해집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5.03(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