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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고성장 덕에 덩달아 성장하는 시대는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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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혜 경제부 기자) 한국이 중국 경제의 비약적 성장에 기대 덩달아 성장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한국과 중국 경제가 ‘디커플링’되고 있다는 의미인데요.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에 따라 한국 기업들로부터의 수입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21일 발표한 ‘한·중간 교역구조의 변화와 시사점’에 따르면 2000~2008년 연평균 22.1%에 달했던 대(對) 중국 수출증가율은 금융위기 이후인 2009~2013년 연평균 13.9%로 급감했습니다.

올해 1~8월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5%로 아예 마이너스로 돌아섰습니다. 수출이 줄었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석유제품과 석유화학, 기계, 평판 디스플레이 패널(FDP) 등의 수출이 크게 감소했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중국의 성장세 둔화에 따른 수입 수요 감소로 분석됐습니다. 2000~2008년 연평균 10.6%였던 중국의 경제성장률(GDP)은 2009~2013년 연평균 8.8%에 그쳤습니다. 올해의 성장률은 그보다 더 떨어진 7.5%로 전망됩니다.

성장률이 떨어지니 투자 증가율도 예전 같지 않습니다. 중국의 투자 증가율은 2000~2008년 연평균 13.8%에서 2009~2013년 8.6%, 2014년 7.0%로 내려갔습니다.

이에 따라 2000~2008년 연평균 21.8%였던 중국의 자본재 수입 증가율은 2009~2013년 11.1%로, 2014년 0.2%로 더 큰 폭으로 감소했고요.

도미노가 차례로 무너지듯 한국에도 이에 따른 타격이 왔습니다. 한국의 대중국 자본재 수출 증가율이 같은 기간 31.7%에서 12.6%, -8.9%로 뚝뚝 떨어졌거든요.

중국의 기술력 향상에 따른 한·중 기술 격차 축소, 중국의 생산설비 확대에 따른 제품 자급률 상승 등도 한국의 대중국 자본재 수출 감소의 또 다른 원인으로 꼽혔습니다.

일례로 중국은 석유화학 관련 공장을 증설해 합성수지 및 합성고무 등 주요 석유화학 제품 자급률을 2002년 44.5%에서 지난해 68.8%로 크게 높였는데요. 이에 따라 한국의 대중국 석유화학 수출증가율은 2002~2008년 연평균 20%에서 2009~2013년 8.0%으로 하락한 데 이어 올해(1~8월)엔 0.5% 수준으로 곤두박질쳤습니다.

이 같은 추세는 중국의 경기둔화와 산업구조 고도화라는 ‘구조적 요인’에 따른 것입니다. 일시적이거나 단기적인 게 아니라는 거지요.

보고서를 작성한 조규림 선임연구원은 “중국 경제성장률이 과거 수준으로 회복되기 어렵다”고 전망했습니다. 더 이상 중국의 고속성장에 기대 혜택을 볼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는 겁니다.

앞으로 살 길을 찾는 건 한국 기업 스스로의 몫이라는 게 조 연구원의 제언입니다. 그는 “대중국 수출비중이 높은 석유제품 석유화학 IT(정보통신) 기계 부문 등은 신흥시장 진출에 특히 노력하고, 중국 내수시장 확대를 새로운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5.04(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