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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민석이 기획재정부 예산안을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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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형 경제부 기자) 최경환 부총리가 이끄는 기획재정부가 굵직굵직한 세법 개정안과 예산안을 내놓으면서 이례적으로 '역사 마케팅'에 나서고 있습니다. 사극 영화의 주요 마케팅 전략인 '역사 인터넷강의(인강)'을 활용해 정책을 홍보하고 국민 관심을 끌어내려는 시도입니다.

영화계에서 유행인 역사 마케팅은 '아는 만큼 보인다'는 당연한 진리를 통해 관람객 흥미를 유발하는 효과를 냅니다. 관람객은 역사 인강을 통해 영화의 역사적 사실을 새롭게 알게 돼 더 재미있게 영화를 즐길 수 있죠. 역사 인강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돼 영화 제작사 입장에선 큰 돈을 들이지 않고 적지 않은 홍보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2기 경제팀은 ‘가계소득 증대’ 세법개정안을 마련한 데 이어 내년 총지출을 올해보다 5.7% 확대한 예산안을 짜고 있는데요. 이 같은 주요 정책을 홍보하기 위해 영화계에서 역사 인강으로 유명한 스타 강사이자 한국사 전문가인 설민석 씨(44)를 초빙해 정책 홍보 영상을 찍었습니다.

설 씨는 관람객 1700만명을 넘어서며 유례 없는 흥행 기록을 세우고 있는 영화 '명량' 개봉에 앞서 ‘명량 스페셜 인강' 을 제작해 흥행을 거들었는데요. 이순신 장군과 명량대첩의 숨은 이야기를 소개한 ‘명량 스페셜 인강' 2편의 조회수는 네이버에서만 136만건을 넘어섰습니다.

그는 이 밖에도 영화 ‘역린’(2014년), ‘관상’(2013년), ‘광해, 왕이 된 남자’(2012년)의 역사 인강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설 씨는 지난달 기재부의 세법개정안 발표 당시 [세법개정안 스페셜 인강]에 이어 이달 예산안 발표를 앞두고 [예산안 스페셜 인강] 등 두 편을 제작했습니다. 세법과 예산을 역사 속 이야기를 바탕으로 각각 8분대의 짧은 시간 안에 풀어내고 있는데요. 특유의 재치 있고 유머러스한 화법으로 딱딱하고 어려운 세법과 예산을 쉽게 설명하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무엇보다 세법과 예산을 둘러싼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가 많습니다. 역사적으로 세법과 예산이 언제부터 시작됐고, 어떻게 변화했을까요. 설 씨의 강의는 이런 질문에서 시작합니다. 세법과 예산 모두 국가의 탄생부터 생겨났습니다. 단군할아버지가 만드신 최초의 국가 고조선 때 처음으로 세금을 걷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세법과 예산이 역사상 크게 발전한 시기는 조선 시대 일입니다. 특히 세종대왕은 합리적으로 세금을 걷어 국민 생활의 질을 높일 수 있게 나라 살림을 지출하는 것을 동시에 고민했다고 합니다.

세제 차원에서는 조세평등주의를 고민한 끝에 고안한 제도가 연분 9등급입니다. 연도의 성분에 따라 9등급으로 나누어 지주들에게 토지세를 걷는 제도인데요. 농사가 잘된 풍년에는 '상상년'이라 하여 많이 걷고 차등을 두다가 농사를 망쳐버린 흉년에는 '하하년'이라 하여 세금을 적게 거둬들였다고 합니다.

당시에도 세제를 고치는 일은 쉽지 않았는데요. 세종대왕은 교통 통신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기였음에도 전체 인구 69만2477명에 대해 여론조사를 실시했다고 합니다. 실제 여론조사에는 4분의 1인 17만2806명이 참여했다는데, 그 중에 57.1%가 연분 9등법을 찬성해 세법개정이 이뤄졌다네요.

조선 시대에는 세입의 개념만 있었지 세출의 개념이 부족했다고 합니다. 세종대왕은 세금의 지출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처음으로 114개의 중앙관서 중 43개 관서의 경비명세서를 만드는 등 많은 노력을 했다네요. 이것을 시작점으로 세종대왕의 아들인 세조 때에는 세출예산표인 횡간(橫看)이 처음으로 만들었졌습니다.

국가가 오늘날과 같이 화폐로 세금을 걷은 것은 120여년 밖에 되지 않았다고 하네요. 개화기 이전에는 특산물이나 곡물 등으로 세금을 거둬들였다는 것이죠. 국가 경제가 미미한 데다 시장이 많지 않아 화폐 유통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그렇다네요. 그러다가 1984년 갑오개혁 때 정부가 화폐로 세금을 걷을 수 있게 바뀌어 오늘날 세법제도의 근간이 되었다고 합니다.

갑오개혁에서 재정 일원화 요구로 생겨난 정부 부처 탁지아문이 오늘날 기획재정부입니다. 대한제국 때에 수입을 잘 헤아려 지출을 결정한다는 양입위출에 입각한 예산제도가 도입된 것도 이 때입니다.

역사적으로 세금을 잘못 걷고 잘못 쓰면 어떻게 될까요. '흥청망청'이 되겠죠. 설 씨는 이 말은 세출과 세입을 제 호주머니 다루듯 한 '폭군' 연산군 때 생겨났다고 설명합니다.

연산군은 사치와 향락에 빠져 세조가 만들어 놓은 원각사(현 파고다공원)를 스님들을 내쫓고 기생들로 가득 채워 기생집으로 만들어버렸는데요. 당시 연산군의 시중을 들던 기생들을 '흥청'이라 불렀다고 합니다. 이런 흥청들과의 향락 생활이 나라를 망국에 이르게 했다고 해 백성들 사이에서 '흥청망청'이란 말이 퍼졌다고 하네요.

연산군은 아버지 성종 때보다 훨씬 많은 세금을 부과한 것으로 기록되는데 그의 말년에는 그보다 10배 이상 거둬들이려 했고 결국 왕에서 쫓겨나게 되는 비참한 말로를 맞게 된다는….

설 씨의 인강 엿보기는 여기까지 소개할게요. 나머지는 기재부 홈페이지(뉴스 영상자료)나 유투브에서 인강을 찾아 직접 보는 게 좋을 거 같네요. 아직 입소문이 덜나 조회수가 두 개 인강을 합쳐 5000건도 되지 않습니다.

기재부답지 않게 '예산안 인강' 이벤트도 진행한다니 참조하세요. 오는 26일까지 기재부 페이스북의 해당 인강을 공유하는 등 이벤트에 참여하면 영화예매권 등을 선물로 준다네요. (끝)

오늘의 신문 - 2021.06.14(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