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열린 대회 첫날 TV 중계 화면에 잡힌 크리스티나 김은 공 앞에서 10여 차례 클럽을 들어올려 치려다 중단하는 동작을 반복해 궁금증을 자아냈습니다.
크리스티나 김은 어드레스 자세를 취한 뒤 클럽을 백스윙 톱까지 들어올렸다가 다시 볼 뒤로 원위치시키는 동작을 반복했습니다. 이런 프리샷 루틴(샷하기 전 동작)은 규칙적이지 않았습니다. 어떤 때는 8~10회 반복했고 심지어 14차례 같은 동작을 되풀이하는 등 불규칙했습니다.
이를 지켜본 김미현 J골프 해설위원은 “심리적인 불안감이 높을 때 나오는 동작이지만 웃음이 나올 뻔 했다”고 말했습니다. 크리스티나 김의 과도한 연습 동작은 동반자들에게도 폐를 끼칠 정도로 심각했습니다. 동반 플레이를 펼친 박세리와 최나연은 크리스티나 김이 샷을 할 때 애써 다른 곳을 보면서 영향을 받지 않으려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크리스티나 김은 2010년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LPGA투어에서 마사지를 받다가 허리 부상을 당한 뒤 비거리가 줄면서 2012, 2013년 2년 연속 상금랭킹 100위 밖으로 밀리는 슬럼프에 빠졌고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왔습니다. 최근 재기에 몸부림을 치고 있지요.
한때 케빈 나(31)에게도 이와 비슷한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는 볼 앞에서 오랫 동안 클럽을 쥐었다 폈다 하는 왜글을 보기 민망할 정도로 반복했습니다.
케빈 나는 “2009년 왼팔을 다친 뒤 아파서 왜글이 많아졌고 완쾌된 뒤에는 심리적인 문제로 왜글이 많아졌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2012년 플레이어스챔피언십 3라운드 선두로 나섰으나 왜글 동작으로 인해 ‘굼벵이 골퍼’라는 비난을 맞으면서 각고의 노력 끝에 왜글 동작을 교정했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