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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 공무원들 "권도엽 전 장관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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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도원 증권부 기자) 요즘 해양수산부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과거 국토부와 합쳐져 있던 시절 권도엽 장관을 재평가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합니다.

권 전 국토해양부 장관은 2011년 6월 직원들의 골프를 금지시키고 과음 및 2차 술자리는 자제토록 했습니다. 당시 국토해양부는 공무원 15명이 외유성 행사에서 산하기관과 민간업체로부터 향응을 제공받은 사실이 드러났고, 현직 과장이 뇌물 수수 혐의로 검찰에 체포된데 따른 조치였습니다.

권 전 장관은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행동준칙을 마련해 골프 금지 등 조치를 내렸습니다. 위반시에는 엄중히 처벌토록 하고, 부득이하게 골프를 쳐야 하는 등의 경우에는 사전에 감찰팀에 신고토록 했습니다. 당시 행동준칙에서 골프 금지를 명문화한 부처는 국토해양부가 유일했습니다. 물론 당시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왔습니다.

그러나 세월호 사태가 터지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합니다. 세월호 사태의 주무 부처로 해양수산부가 검찰 수사의 타킷이 됐지만 세월호와 관련해 골프 접대를 받은 직원 명단은 나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검찰은 지난 6월 해양수산부를 압수수색하고, 지난달 감사실 공무원 C씨를 선박안전기술공단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하긴 했습니다.

만약 여기에 더해 청해진해운이나 해운조합 등으로부터 수시로 골프 접대를 받은 직원이 나왔다면 해양수산부는 그야말로 국민적 공분을 샀을 것입니다. 해양수산부 공무원들이 그나마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이유입니다.

해양수산부 내에서는 권 전 국토해양부 장관이 골프 금지 등 조치를 내렸기 때문이란 이야기가 나온다고 합니다. 한편으로는 골프 금지 조치에 대해 고마워하는 분위기까지 생기는 현상이 씁쓸함을 주는 것도 사실입니다. 사생활 침해 논란이 있는 조치까지 동원해야만 청렴이 보장되는 걸까요. (끝)

오늘의 신문 - 2024.05.20(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