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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과 빌 게이츠의 ‘철도 전쟁’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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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라 국제부 기자) 워런 버핏(83)과 빌 게이츠(58). ‘세계 최고의 갑부’ 타이틀을 놓고 해마다 경쟁을 벌이는 두 사람은 사실 소문난 ‘절친’입니다. 20년이 넘는 나이 차를 뛰어넘어 여행을 함께 다니거나 온라인 카드게임 ‘브리지’를 매일 함께 즐기기로 유명하죠.

자선사업에 발벗고 나서는 점도 닮았습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은 부인과 함께 2000년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을 만들어 미국을 대표하는 자선단체로 키워냈습니다. “재산의 99%를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공언한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은 2006년 이후 매년 게이츠재단에 수십억 달러의 돈을 기부하고 있습니다.

막역한 사이인 두 사람은 멏 년 전 비슷한 투자방식으로도 주목 받았습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철도산업에 통 큰 베팅을 했기 때문인데요. IT업계 거물인 게이츠 회장은 2011년 캐나다국영철도(CN)의 최대주주가 됐습니다. 당시 업계는 게이츠 회장의 깜짝 베팅에 대해 경기 등락에 영향을 덜 받는 철도산업로 분산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버핏 회장은 예전부터 철도주 사랑으로 유명했습니다. 2007년 미국 1위 철도회사 벌링턴노던산타페(BNSF)의 최대주주가 된 데 이어 2009년 265억 달러라는 인생 최대 규모의 투자를 통해 지분 77%를 사들였습니다.

두 억만장자의 투자 성적표는 어떨까요? 조금 늦게 투자를 시작한 게이츠 회장이 압승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CNR의 시가총액은 592억 달러로 캐나다 4위 기업 자리에 올랐습니다. 반면 BNSF의 주가는 올들어 계속 하락세를 보이며 지난 분기 북미 지역 7대 운송업체 중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게 됐습니다.

북미를 대표하는 두 철도 회사의 희비는 지난 겨울부터 엇갈리기 시작했습니다. 폭설과 한파로 미국 전체가 꽁꽁 얼면서 철도 회사의 대응 능력이 고스란히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미국 내 원유 및 곡물 운송 수요는 급증했지만 BNSF는 이를 감당할 능력이 없었습니다. 평균 11일 이상 지연되는 철도 운송 시스템에 거센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반면 CN은 신속한 사과와 대응으로 “북미지역에서 가장 효율적인 운송수단”이라는 극찬을 얻고 있습니다. 그 결과 CNR의 주가는 올들어 31% 급등했습니다. 빌 게이츠도 주가 상승으로 인해 19억 캐나다달러의 수익을 얻었습니다.

철도 투자에 성공한 게이츠 회장은 올해도 총 재산 845억 달러로 블룸버그 억만장자 순위에서 1위를 지켰습니다. 버핏 회장은 2위에서 3위로 하락해 667억 달러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destinybr@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5.02(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