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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부 창조경제 진용, 기재부 출신으로 새로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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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IT과학부 기자)출범 1년 6개월 만에 미래창조과학부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지난 7월 최양희 장관이 새롭게 부임한 데 이어 고위 공무원 자리에 새로운 인물들이 대거 발탁됐습니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기획재정부 출신들의 파격 기용입니다. 미래부는 과학과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를 합쳐 출범했고 그동안 이 분야 고위 공무원들이 정책을 주도했습니다.

이런 분위기에 변화가 생긴 것은 지난 7월말입니다. 과학도 ICT 분야도 아닌 기재부 2차관을 지낸 이석준 차관이 미래부 1차관에 임명됐습니다. 정부 연구개발(R&D) 예산을 배분 조정하는 연구개발조정국장에 관례적으로 기재부 출신이 임명되고 있지만 차관에 기재부 출신이 올 것을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지난달 29일에는 창조경제기획국장에도 기재부 출신인 고경모 국장이 임명됐습니다. 고 국장은 경기도교육청 제1부교육감, 교육부 기획조정실장을 지냈지만 공무원 생활은 기재부에서 출발했습니다. 2010년에는 기재부 정책조정총괄과장을 맡았습니다.

미래부의 수많은 과제 중에서도 핵심은 창조경제 정책입니다. 미래부가 창조경제를 핵심 국정과제로 내세운 박근혜 정부의 아이콘 부처로 불리고 있는 이유입니다. 창조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1차관과 담당 국장에 경제를 잘 이해하는 기재부 출신을 발탁하며 분위기 쇄신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런 변화는 최양희 장관 취임 이후 어느 정도 예견된 일입니다. 최 장관은 취임 후 첫 간담회에서 “창업, 벤처 정책 중심의 창조경제 정책에서 벗어나 중소기업, 대기업 등 경제를 이끄는 핵심 주체들이 참여해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정책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의 생각도 적극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창조경제가 따로 놀지 않고 경제구조의 틀 안에서 잘 기능해야 한다는게 최 부총리의 생각이라고 합니다.

새 창조경제팀은 기존의 창조경제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실제 경제혁신에 도움이 될 내용으로 사업 개편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석준 1차관은 부임 후 차관실 한쪽 벽면을 가칭 ‘창조의 벽’으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창조경제와 관련된 아이디어를 벽에 가득 적어 놓고 수시로 점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기재부 출신의 잇따른 영입이 미래부 기존 공직자들에게 자극이 되는 것은 긍정적 요인입니다. 하지만 고질적인 인사적체 때문에 이들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것도 사실입니다. 미래부의 한 관계자는 “기재부와 미래부가 교차인사를 하는게 아니라 기재부만 일방적으로 미래부 자리를 차지하다 보니 인사적체가 심해지고 이에 대한 불만도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공교롭게 과학 인사들이 맡던 자리를 이들이 대체하면서 과학 홀대론도 나오고 있습니다. 미래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단기간의 경제상황에 초점을 맞추는 기재부 입김이 세지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가 위축될 여지도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4.27(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