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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마그네슘 차량 부품 개발해놓고도 답답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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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석 산업부 기자) 르노삼성자동차가 지난 달 28일 눈길을 끄는 발표를 했습니다. 이달 중 출시되는 대형 세단 SM7의 부분변경 모델에 마그네슘으로 만든 차체 부품(판재)을 적용할 것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마그네슘을 일반 강철보다 가볍고 강한 것이 특징입니다. 엄격해지는 배기가스 규제를 맞추기 위해 차체 무게를 줄여야만 하는 자동차 업체들에게 매력적인 소재일 수밖에 없죠.

이에 르노삼성이 포스코와 2012년부터 지난 7월까지 2년 7개월 동안 연구개발을 한 끝에 양산화에 성공했습니다. 마그네슘 판재 부품은 기존 3.6kg에서 1.4kg으로 줄어들게 됐습니다. 새 SM7의 제품 경쟁력 강화가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포스코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습니다. 마그네슘을 가공하는 공장 두 곳 중 한 곳이 가동 중단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포스코는 2012년 강릉시 옥계면에 연간 1만톤 규모의 마그네슘 제련 공장을 준공했습니다. 작년 6월 이 공장의 응축수 저장탱크에 균열이 발생하면서 페놀과 벤젠 등이 유출됐습니다. 포스코는 공장가동을 멈췄고 현재까지 주변 환경 정화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포스코는 이전까지 중국 등지에서 마그네슘 원괴를 수입해 왔습니다. 옥계 공장은 강원도 일대에 매장된 광물에서 마그네슘을 뽑아냄으로써 원료를 국산화하고 수입 의존도를 낮추는 역할을 했죠. 공장 가동 중단 이후 포스코는 다시 마그네슘 원료를 수입해 순천 공장에서 판재로 가공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달 중 신형 SM7가 출시된 후 판매량이 늘어나면 부품 수급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에 포스코는 지난 달 초 지역 주민들에게 11억원을 보상하기로 하는 등 공장 가동 정상화를 추진해 왔습니다. 하지만 환경 정화 작업이 장기화되면서 구체적인 공장 가동 일정조차 잡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자동차 부품 소재의 혁신은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계기가 됩니다. 포스코는 마그네슘을 이용한 연구에 나섰고 부품 개발에 성공했지만, 공장 가동 중단으로 인해 그 성과가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품 품질도 중요하지만, 이를 생산하는 공장의 품질도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5.02(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