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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장이 금융위원장 앞에서 "있을 때 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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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서 금융부 기자) 권선주 기업은행장이 신제윤 금융위원장에게 “있을 때 잘 하자”고 말했습니다. ‘일개’ 은행장이 국내 금융정책을 총지위하는 금융위원장에게 할 소리는 아닌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재미있는 건배사였습니다.

신 위원장은 27일부터 1박2일로 진행된 ‘기술금융·서민금융’ 전국 현장 방문을 진행하면서 산업은행 기업은행 정책금융공사 등의 기관장들과 동행을 했습니다. 저녁에는 환담회 자리가 이어졌습니다. 기술금융을 활성화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죠.

권 행장은 이 자리에서 건배사로 “있을 때 잘 하자”고 말했습니다. 참석자들은 처음에 무슨 소리인가 하다가 잠시 뒤에 그 뜻을 알게 되고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금융위가 기술력이 좋은 중소기업에 신용으로 돈을 빌려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내놨으니 이를 잘 이용하겠다는 의미였습니다. 기술금융 활성화에 매진하겠다며 ‘독한 신제윤’이 되겠다고 강조한 신 위원장에게 적극 협조하겠다는 건배사였던 것입니다.

신 위원장은 이날 “이순신 장군이 탈영병 목을 치고 전투에 나갔던 것처럼, 나도 기술금융 정착이라는 전투에서 이기기 위해 기술금융을 제대로 하지 않은 사람과 은행은 가만두지 않을 계획”이라며 협박(?)을 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권 행장 뿐만 아니라 이 자리에 참석한 정책금융기관장들도 재치있는 ‘아부성’ 건배사로 신 위원장 앞에서 기술금융 활성화 의지를 밝혔습니다.

홍기택 산업은행장은 “단.무.지”를 외쳤습니다. 단순하고 무식하게 지금부터, 기술금융에 나서겠다는 의미지요. 진웅섭 정책금융공사 사장은 “기술로 미래로”라는 옛날 구호를 꺼내들어 박수를 받았습니다.

금융위는 하반기 핵심 사업으로 기술금융 활성화를 꼽았습니다. 정책금융기관장들이 건배사로 의지를 불태운 것처럼 활성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입니다. cosmos@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5.18(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