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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중 1명, 표준도 제대로 못보여주는 브라우저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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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IT과학부 기자) 한국이 세계 트렌드를 쫓아가지 못하는 ‘IT(정보기술) 갈라파고스’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은데요. 이같은 우려가 정부 조사결과에서도 확인됐습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은 28일 ‘인터넷 이용환경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인터넷 이용환경에 대한 조사 자료는 많습니다. 이번 발표는 시장조사 기관이 아닌 정부가 처음으로 조사했다는 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는 국내 인터넷 사용자의 35%가 웹표준으로 구현된 사이트를 정상적으로 보여주지 못하는 구형 브라우저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인터넷을 접속할 때 사용하는 브라우저는 PC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도구입니다. 그런데 국내 사용 패턴이 세계적인 흐름을 쫓아가지 못하고 있는 게 문제입니다.

세계 시장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터넷익스플로어(IE)의 점유율이 22.9%에 불과합니다. 반면 한국에선 사용자 88%가 IE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최신 웹표준(HTML5)를 보여주지 못하는 구형 버전(IE 8.0 이하)를 사용하는 사람도 34.9%에 달했습니다. 구형 버전 사용자가 6.4%에 불과한 해외와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유독 한국에서 IE가 득세하고 있는 것은 ‘액티브X’와 관련이 있습니다. 액티브X는 웹브라우저에서 새로운 콘텐츠나 프로그램을 내려받을 때 사용하는 도구입니다. 해외에선 악성코드 유포 경로로 악용되면서 사용을 자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선 보안, 결제, 인증 등을 이유로 금융기관, 인터넷 쇼핑몰 등이 여전히 이를 고집하고 있는 게 문제입니다. 그러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액티브X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IE 브라우저를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액티브X 문제로 웹브라우저를 바꾸지는 못하더라도 업그레이드에는 신경을 써야 한다고 충고합니다. “웹에서 최신 정보를 얻고 해킹 등에도 적절히 대비하려면 최소한 웹브라우저를 최신 버전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는 게 미래부 관계자의 조언입니다.

운영체제(OS) 분야에서도 한국에선 특정 제품에 대한 쏠림이 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PC OS 시장 점유율은 윈도(98.5%), 맥OS(1.1%), 리눅스(0.2%) 순이었고 모바일에선 구글 안드로이드(85.4%), 애플 iOS(14.1%) 순으로 집계됐습니다. 비교적 다양한 OS가 균형을 이루고 있는 해외와는 차이를 보이는 대목입니다.

미래부는 인터넷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앞으로 웹사이트 대상 조사도 진행할 계획입니다. 브라우저와 OS 교체 등을 강제할 수 없다보니 실태 조사 등을 통해 분위기를 바꿔나가려는 생각입니다. 송경희 미래부 인터넷정책과장은 “이용자 뿐 아니라 민간분야 100대 웹사이트를 대상으로 액티브X 사용현황과 브라우저 지원 대상 등의 실태조사를 조사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소개했습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5.07(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