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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과 디지털 기기의 결합은 US오픈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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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라 국제부 기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테니스 대회인 US오픈이 25일 미국 뉴욕 빌리진킹국립테니스센터에서 개막했습니다. 올해 대회는 역대 테니스 단일 대회 최다 상금인 3825만 달러(약 391억원)가 걸려 있어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높습니다.

상금 말고 유심히 볼 게 또 있습니다. 바로 명품 패션업계와 첨단 웨어러블 기기의 만남입니다. 미국 의류업체 랄프로렌은 US오픈에 맞춰 자체 개발한 최첨단 운동복 '폴로 테크'를 선수와 심판에게 제공했습니다. 내년 봄 출시를 앞두고 반응을 살피기 위해서랍니다.

스마트 기기와 명품 패션업계. 언뜻 전혀 다른 업종처럼 보이는 이 두 업계의 사이가 요즘 끈끈해지고 있습니다. 정보기술(IT) 업체들은 이미 뛰어난 웨어러블 기기들을 많이 개발했지만 고급스럽고 편안한 디자인을 찾지 못해 고민 중이었죠. 포브스에 따르면 IT와 패션이 결합된 디지털 피트니스 시장은 현재 3억3300만 달러에 달합니다.

휴렛패커드(HP)는 최근 미국 패션 디자이너 마이클 바스티안을 영입했습니다. 바스티안은 HP가 자체 개발한 스마트 워치의 디자인을 전담할 예정입니다. 토리 버치는 팔찌형 헬스케어 기기인 핏빗(Fitbit)과 손잡았습니다. 토리버치는 핏빗이 헬스 기기이지만 헬스 기기처럼 보이지 않도록 보석과 액세서리, 디자인이 접목된 실리콘 밴드 등을 개발할 예정입니다.

두 업계의 만남은 디자인 때문만은 아닙니다. 웨어러블 스마트 기기는 기능이 가장 중요하겠죠. 랄프 로렌이 내놓은 '폴로 테크'는 센서가 직물 사이사이에 숨겨져 있어 심박동, 호흡, 움직임 등을 잰 뒤 이 데이터를 모두 저장합니다. 마치 차량용 블랙박스처럼 내 몸의 상태를 기록하는 겁니다.

디자이너와 IT업계가 만나 성공한 사례는 '미스핏(Misfit)'이 대표적입니다. 미스핏은 존 스컬리 전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베트남 출신 벤처기업가 소니부와 손잡고 만든 디지털 활동량 측정기입니다. 다른 기기들이 팔에 차거나 입어야 하는 것에 비해 작은 바둑알 모양의 미스핏은 간판하게 옷에 부착하기만 하면 됩니다.

미스핏은 세계 3대 디자인 상인 독일 레드닷디자인어워드와 A디자인어워드에서 상을 받았고, 지난해 전자전시회 CES에서도 '톱2가젯상'을 받았습니다. 스컬리 CEO는 뉴욕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 베카 맥캐런을 영입해 미스핏을 목걸이로 만든 '미스핏 샤인'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맥캐런은 마돈나와 비욘세의 무대 디자인을 맡아 유명해진 인물입니다. 6개월에 한번만 충전하면 되고, 방수 기능까지 갖춘 사파이어빛 목걸이가 곧 출시된다는 게 알려지면서 건강에 관심 많은 여성들 사이에 이미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고 하네요. (끝)

오늘의 신문 - 2024.06.29(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