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바로가기

뉴스인사이드

미국 빅3 항공사의 2분기 실적이 호전된 비결

글자작게 글자크게 인쇄 목록으로

(이미아 산업부 기자) 아메리칸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 델타항공 등 이른바 ‘미국 빅3 항공사’들의 2분기 실적이 최근 공개됐습니다. 세 항공사는 한국 소비자들 사이에선 “서비스가 나쁘고 불친절하다”고 악명이 높죠. 하지만 2분기 장사 만큼은 아주 잘 했습니다. 특히 4~6월은 항공업계 비수기로 꼽히기 때문에 미국 항공사들의 2분기 실적 호조는 더욱 두드러졌죠.

매출 규모로 미국 1위 항공사인 아메리칸항공은 2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2% 늘어난 114억 달러(약 11조6371억원), 순이익은 8억6400만 달러(약 8820억원)로 4배 불어났습니다. 유나이티드항공의 2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증가한 103억 달러(약 10조5142억원), 순이익은 51% 늘어난 9억1900만 달러(약 9381억원)였습니다.

델타항공의 매출은 106억2000만 달러(약 10조8409억원), 순이익은 8억100만 달러(약 8176억원)로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4%, 17% 증가했습니다.

항공업계에선 미국 빅3 항공사들의 실적 호조 배경으로 크게 세 가지를 꼽습니다. 첫 번째는 미국 경기회복세에 따른 미국 국내선 이용객 증가, 두번째는 좌석 수 늘리기, 세번째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부터 진행돼 온 인수·합병(M&A)의 효과입니다.

미국은 국토가 넓기 때문에 다른 국가들보다 항공기 국내선이 발달했습니다. 비행기로 출퇴근을 할 정도죠. 이 때문에 미국 항공사들 여객 매출의 약 절반이 자국 국내선에서 나옵니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침체를 겪다가 2011년부터 이용객 수가 소폭 증가세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5월 미국 국내선 이용객 수는 2608만5000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약 1.2% 늘었고, 하반기엔 증가 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미국 항공사들은 기내 인테리어의 고급화를 추구하진 않습니다. 대신 1등석은 줄이고, 비즈니스석과 일반석을 늘리는 방식으로 여객기 1대당 탑승객 수를 증가시켜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입니다. 아메리칸항공의 경우 250~350석 규모 중대형기인 보잉 777-200 47대의 좌석을 1대당 247석에서 289석으로 늘리고 있습니다. 유나이티드항공과 델타항공은 777-200의 좌석 수를 각각 최대 291석, 348석까지 늘릴 예정입니다.

관련 업계에선 M&A로 생긴 시장 재편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고 봅니다. M&A를 통해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면서 중복 노선이 줄고, 출혈 경쟁도 덜해졌다는 겁니다.

아메리칸항공은 지난해 말 미국 3위였던 아메리칸항공과 5위였던 US에어웨이스의 합병으로 탄생됐습니다. 델타항공도 2008년 노스웨스트항공을 인수하면서 덩치를 키웠습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2010년 콘티넨털항공과 합병했죠.

미국 항공업계를 보면 결국 개별 항공사의 실적을 결정하는 건 ‘비용(cost)과의 싸움’인 것 같습니다. 미국에선 항공업의 역사가 오래된 만큼 비용 절감과 적극적인 M&A의 중요성을 각 항공사들이 잘 알고 있는 듯합니다. 아마 언젠가는 한국 항공업계에도 이 같은 실적 경쟁의 바람이 몰아닥치리라고 봅니다. 잘 지켜봐야 겠습니다.

그리고 아래는 델타항공의 기내 안전방송 유튜브 링크입니다. 델타항공의 기내 안전방송은 매우 신선하기로 유명한데요. 한 번 감상해 보시죠. http://www.youtube.com/watch?v=RbLV3gnhj60. (끝)

오늘의 신문 - 2024.05.18(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