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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터넷 자본잠식...검색 사업 위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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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근호 IT과학부 기자) 인터넷 포털 ‘줌닷컴’을 운영하는 줌인터넷이 자본잠식 상태다. 네이버와 다음에 도전장을 내밀며 검색 사업에 뛰어든 지 3년 만이다.

최근 모회사인 이스트소프트가 부채 80억원을 출자전환하며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 하지만 ‘레드 오션’인 검색 시장에서 줌인터넷이 성과를 낼 수 있을 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장기적으로는 줌인터넷을 상장시키겠다는 게 이스트소프트의 계획이다.

# 자본잠식에 빠진 줌인터넷

지난 19일 코스닥 상장사인 이스트소프트는 자회사인 줌인터넷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200만주를 80억원(주당 4000원)에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이스트소프트 측은 “줌인터넷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상증자 형태를 띄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이스트소프트가 줌인터넷에 갖고 있는 부채를 주식으로 바꾸는 출자전환이다.

이스트소프트가 줌인터넷에 빌려준 대여금이나 건물 임대료 같은 미수금 등이 그것이다. 이렇게 하면 줌인터넷의 부채 일부가 자본으로 바뀌게 돼, 부채는 줄고 자본금은 늘어나는 재무구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줌인터넷의 재무 상황은 심각하다. 2013년 기준, 자본총계(자산에서 부채를 뺀 것)는 -100억원으로 자본금 35억원을 넘어선지 오래다. 손실이 쌓여 납입자본금을 다 까먹었다는 얘기다. 부채는 163억원에 달한다. 매출이 늘었지만 순손실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서다. 줌인터넷의 매출은 2012년 40억원에서 2013년 100억원으로 늘었다. 하지만 순손실은 2012년 52억원에 이어 2013년에도 20억원이 발생했다.

# 검색 점유율 1.5%서 주춤

줌인터넷은 2011년 9월 줌닷컴을 오픈하며 검색 사업에 뛰어들었다. 개방형 검색과 개인 맞춤형 첫페이지 등을 강조하며 2013년 4월 줌닷컴의 검색점유율은 1%를 돌파했다. 지금은 1.5%대에 이른다. 하지만 점유율 증가세는 최근 들어 주춤한 상태다. 네이버 다음 구글로 고착화된 검색 시장을 뚫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검색 시장 점유율은 네이버 73%, 다음 21%, 구글 4%인 상태가 오랫동안 유지되고 있다. 최근 카카오와 합병을 선언한 다음이 네이버와의 검색 경쟁에 나서면서 줌인터넷이 비집고 들어갈 자리는 더 좁아졌다.

검색은 비용이 많이 드는 사업이다. 검색 기술을 개발하고 포털 사이트를 운영하는 데 상당히 많은 인력이 든다. 인터넷의 바다에 널려 있는 방대한 정보를 인덱싱해 저장해 두어야 하다 보니 서버유지비용과 전기료도 상당하다. SK컴즈가 올 초 구조조정을 하면서 검색 사업에서 손을 뗀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검색 광고 수익은 검색 점유율에 비례한다”면서 “일정 수준 이상의 검색 점유율을 확보해야만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상장 목표로 재무구조 개선

이스트소프트 측은 2대 주주인 스카이레이크인큐베스트 측과는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2년 3월 줌인터넷에 50억원을 투자한 스카이레이크가 상환전환우선주(RCPS) 상환권을 이용해 투자금을 돌려받으려 할지 모른다는 일각의 우려를 부인한 것이다.

스카이레이크는 줌인터넷에 투자하면서 보통주가 아닌 RCPS 125만주를 받았다. 몇 가지 권리가 붙은 우선주다. 피투자기업이 상장해 주가가 오르면 RCPS를 보통주로 전환해 차익을 올릴 수 있다. 반면 상장을 못하면 RCPS에 붙은 상환권을 행사해 투자금을 돌려받을 수도 있다. 이스트소프트 측은 “스카이레이크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줌인터넷 투자하고 있다”며 “상환권 행사로 투자금을 돌려줄 일은 없다”고 말했다.

이스트소프트는 장기적으로 줌인터넷을 상장시킬 계획이다. 이번 재무구조 개선이 그 첫걸음이라고 한다. 회사 관계자는 “지금은 이익 내는 것보다 성장을 위해 투자 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겉에서 볼 때는 상황이 안 좋아 보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여러 가지 기능을 계속 준비하고 있고 신생기업이 이렇게 빨리 점유율 1.5%를 달성한 건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시장의 투자자들은 기대 만큼이나 우려도 크다. 2012년 초 4만대였던 이스트소프트의 주가는 현재 1만5300원으로 떨어졌다. 올들어서도 15.3% 하락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9.28(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