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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뒷 얘기

'4시33분'은 무슨 뜻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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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락 IT과학부 기자) 국내 게임회사 중에 ‘4시33분(네시삼십삼분)’이란 곳이 있습니다. 회사 이름이 정말 독특하죠? 저도 처음에는 무슨 이런 회사가 다 있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대단한 회사입니다. 모바일 게임 ‘활’ ‘블레이드’ ‘수호지’ 등을 잇따라 흥행시키며 승승장구하고 있죠. 그러다 보니 텐센트 알리바바 등 내로라하는 해외 업체들도 눈독을 들이고 있는 회사입니다. 투자하겠다는 업체가 100곳이 넘는다는 소문도 있습니다.

이 회사 직원과 최근 얘기를 나누다 ‘사명’에 대해 물었습니다. 4시33분. 궁금증이 생기지 않을 수 없었거든요. 그런데 돌아오는 답변은 다소 시시합니다.

“아, 그거요. 많이 물어보시기는 하는데 4시33분이 가장 게임하고 싶은 때 아닌가요? 하루의 에너지를 다 쓰고 조금씩 피곤이 몰려오는 시간. 그 지친 마음을 돋우기 위해 게임 한 판 하고 싶은 때가 바로 그 무렵이잖아요.”

게임사 이름으로는 딱 맞겠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좀 더 ‘뭔가’가 있을 듯싶었습니다. 그래서 또 다른 의미는 없느냐고 재차 물었죠. 그랬더니 제가 상상했던 것과 좀 비슷한 답변이 돌아옵니다.

“아… 이런 얘기도 있습니다. 존 케이지의 ‘4분33초’라는 음악 아시나요? 연주자는 피아노 앞에 앉았다가 4분33초 동안 아무 연주도 않고 피아노 뚜껑을 닫고 자리에서 일어났다는 그 음악. 일종의 ‘백지’와 같은 느낌인데요.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무엇을 그려넣든 좋다는 얘기입니다. 사실 저희 회사에는 게임 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를 연구·개발하는 직원들도 꽤 많습니다. 구글처럼요.”

‘아, 그렇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네시삼십삼분은 전 넥슨 대표이자 심리학 교수이기도 했던 권준모 의장이 2009년 세운 회사입니다. 그의 경영철학에 따라 직원들은 사내에서 자기가 관심 있는 분야를 맘껏 연구하고 개발할 수 있다고 하더군요. 단순히 게임회사를 넘어 다양한 분야로 발전해 나가기 위해 이런 이름을 쓴 것 같다는 말이 와 닿았습니다.

혹시 열두시(12시)라는 회사는 아시나요? 열두시는 점심시간에 맞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인근 식당의 할인 쿠폰과 프로모션 정보 등을 제공하는 모바일 정보 서비스 회사입니다. 딱 12시에 맞춰 다양한 쿠폰 등을 제공하죠. 이제는 회사명도 ‘스토리텔링’이 중요한 시대가 아닌가 합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5.02(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