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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제약사 사장들이 대거 국감에 불려가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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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호 중소기업부 기자) “건강보험공단이 지급하는 연간 약재비의 60% 가량이 다국적 제약사로 가는데 사회를 위해 무슨 기여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불만이 나오더니 상위 다국적 제약사 대표들이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에 줄줄이 증인으로 채택됐습니다.

채택된 증인은 총 11명입니다.

이동수 한국화이자 사장, 브라이언 글라드스덴 한국노바티스 사장, 김진호 한국GSK 사장, 이동수 화이자 대표, 조던 터 한국BMS 사장, 현동욱 한국MSD 사장, 김옥연 한국얀센 대표, 닐스 헤스만 바이엘코리아 사장, 리즈 채트윈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사장, 마크 크라익턴 한국로슈 사장, 더크 밴 니커크 한국베링거인겔하임 사장, 정해도 한국아스텔라스제약 사장 등.

이례적인 증인 채택에 해당 다국적 제약사들은 배경을 파악하느라 분주합니다. 다국적사 사장들이 무더기로 호출되기는 이번이 처음인데요. 한 관계자는 “다국적 제약사와 관련된 별다른 현안이 있는 것도 아닌데 느닷없이 증인으로 채택돼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번에 국정감사 증인에 채택된 다국적사 기준은 건강보험공단에서 지급하는 약재비 상위 20위권내 회사들입니다. 지난해 기준 건강보험공단이 연간 보험 약재비로 지급하는 금액이 13조2000억원 가량인데요. 이 가운데 60%가 다국적사들에 돌아간다고 합니다.

복제약 위주인 국내사들과 달리 아무래도 다국적사들은 오리지널 의약품이 많다 보니 약재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고 하네요.

다국적사 사장들의 증인 채택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목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주도했습니다.

이목희 의원 측은 다국적사들이 국민 세금으로 마련한 건강보험에서 막대한 약재비를 받아가면서 한국 사회에 대한 기여도는 낮은 것 아니냐는 시각을 갖고 있습니다. 다국적사들의 국내 직접투자가 미비한 것도 이유로 꼽고 있습니다.

실제로 약 30개에 달하는 한국 진출 다국적사 가운데 한국에 공장을 갖고 있는 업체는 독일계 바이엘코리아와 얀센 두 곳 뿐입니다. 아무래도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있는 듯 합니다.

이목희 의원 측은 “막대한 약재비 대비 고용창출 규모와 국내에서의 기술축적 사회공헌 등을 집중적으로 파고들 계획”이라며 의욕을 보였습니다. 만일 국감에 출석하지 않을 경우 “국회법에 따라 조치하겠다”며 벼르는 분위기입니다.

해당 다국적사들은 사장이 직접 나갈 지, 출장을 핑계로 임원급을 보낼 지를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합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5.04(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