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바로가기

뉴스인사이드

지옥에서 휴가 보내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

글자작게 글자크게 인쇄 목록으로

(장진모 워싱턴 특파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옥에서의 휴가’를 보내고 있다.

지난 9일(현지시간) 메사추세츠주 연안의 최고급 휴양지 마서서 비니어드섬으로 가족들과 여름 휴가를 떠났지만 머리를 식히기는 커녕 골치 아픈 일만 잇따라 터지고 있다. 엿새동안 이틀을 제외하고 나흘간 휴가지에서 노타이 차림으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라크의 수니파 반군단체 ‘이슬람국가(IS)’에 대한 공습명령을 내리고 떠난 휴가였기에 공습상황을 설명하는 기자회견, 비무장 흑인 청년이 경찰의 무차별 총격에 사망하는 사건으로 전국에 인종갈등 조심의 시위가 발생하자 이를 진정시키려는 긴급 기자회견 등등등..

언론에 등장하는 횟수로 보면 휴가인지 정상근무인지 모를 정도다. 게다가 휴가 사흘째 되는 날엔 한때 정치적 동지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비수를 꽂았다.

클린턴 전 장관은 한 시사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라크의 내전 사태는 오바마 대통령 외교정책의 실패가 가져온 결과”라고 정면 비판했다. 시리아 내전 당시 오바마 대통령이 적극 개입하지 않음으로써 이슬람 급진 무장단체인 IS가 발호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말았다는 것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나중에 “오바마 대통령을 공격할 의도가 아니었다”고 사과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으로선 서운함을 감출 수 없었다는 게 워싱턴 정가의 전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일요일인 17일부터 이틀간 회의 참석차 워싱턴으로 잠시 돌아온 후 다시 휴가지로 떠날 계획이다. 이 정도면 올 여름 휴가는 뒤죽박죽이 된 셈이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오바마가 백악관에 들어간 후 최악의 휴가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주 이라크 반군에 대한 공습 명령를 내린 직후 예정대로 휴가를 떠나자 진보성향의 온라인 매체 허핑턴포스트는 “군 최고통수권자가 전쟁 중에 휴가를 떠나다니 말이 되는 소리인가. 부끄러운줄 알아야 한다”고 비판했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5.04(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