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치를 던진 여성은 애플, 빅 브러더는 IBM을 상징합니다. ‘IBM=낡은 세계, 애플=새로운 세계’라는 구도를 만들어낸 겁니다. 애플은 유명 영화감독 리들리 스콧이 연출한 이 광고를 통해 매킨토시 등장을 세계에 알리고, 당시 개인용 컴퓨터(PC)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IBM을 향해 선전포고를 했습니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지난 달(2014년 7월). 애플과 IBM이 손을 잡았습니다. 두 회사는 공동으로 100종 이상의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만들어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내려받을 수 있게 한 뒤 IBM의 기업고객들에게 판매하기로 했습니다. 애플의 모바일 기술과 IBM의 보안, 클라우드,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접목해 기업고객들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입니다.
30년간 앙숙이었던 애플과 IBM이 손을 잡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요? 시장 지형도의 변화입니다. 개인용 모바일 시장에 이어 기업용 모바일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업무에 모바일 기술을 속속 도입하고 있단 얘깁니다.
두 회사의 제휴는 그야말로 대형 뉴스였습니다. 기업용 모바일 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관측입니다. 그래서일까요? 구글과 휴렛팩커드(HP)의 동맹설도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비즈니스인사이더는 구글이 HP와 기업용 모바일 분야에서 제휴를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재무, 재고 등 기업 정보를 구글나우 음성검색 서비스를 통해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협상 중이란 겁니다. 애플과 IBM이 깜짝 동맹을 발표한 뒤라 구글과 HP의 협상이 포괄적인 제휴로 진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구글과 HP도 제휴 협상에 성공하면 모바일 시장 강자와 기업 정보기술(IT) 시장 강자의 합종연횡이 시작된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과거 블랙베리가 사실상 독점하던 기업용 모바일 시장은 현재 애플과 구글은 물론 삼성전자 모토로라 등도 뛰어든 상태입니다.
삼성전자는 자체 개발한 모바일 보안 솔루션 ‘녹스(KNOX)’를 내세워 2020년까지 B2B(기업간거래) 매출 비중을 6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입니다. 삼성전자가 거대 기업들의 합종연횡 속에서 기업용 모바일 시장에서 얼마나 선전할 수 있을지 관심입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