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후로 둘은 이 일에 대해 언급을 피했습니다. 서태지는 그사이 배우 이은성과 결혼했고 이달 첫아이 출산도 앞두고 있습니다. 이지아 역시 드라마 제작발표회 등 공식 석상에 여러 차례 나섰지만 서태지에 대한 질문은 모두 피해나갔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 11일 이지아가 SBS 토크쇼 ‘힐링캠프’에 출연해 충격적인 이야기들을 연달아 털어놓았습니다. ‘그분’이란 표현을 썼지만 그게 누구를 칭하는지는 자명했죠.
이야기의 핵심은 이 둘의 비밀 결혼 생활이었습니다. 이지아는 “감당하기 힘든 비밀이었다. 친구는 물론이고 가족에게도 이야기할 수 없었다”고 했습니다.
“온 국민이 다 아는 유명인과 함께 숨겨지는 건 쉬운 게 아니었다. 바위 뒤에 몸을 숨기는 것과 비슷했다. 머리카락 한 올까지 감춰진다는 건 쉬운 수위의 노력이 아니다. 사소한 것 하나까지 자유롭지 못했다. 힘겨웠고 인내했고 포기하는 것도 많았다. 내가 선택한 사랑은 산에 있는 다람쥐에게도 들키면 안됐다. 철저히 혼자였다. 한 명만 알아도 비밀이 아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서태지와 결혼하면서 가족들에게도 연락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가족들하고도 연락하지 않았다. 가족은 그 뒤로 7년 후에 다시 만났다. 이렇게 했던 건 상대가 그렇게 해주길 바랐고 나 또한 그것이 내 사랑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이 이지아의 주장입니다. 서태지와 결혼하게 되면서 가족은 물론 다른 모든 사람들과 단절된 생활을 했다는 것이죠.
하지만 13일 서태지컴퍼니가 반박 보도자료를 배포했습니다.
“사실 아닌 부분을 바로잡기 위해서”란 설명입니다. 이지아는 “가족들과도 연락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서태지측은 “두 사람은 여느 평범한 가정의 남녀와 같이 양가의 부모님도 서로 왕래하며 정식 허락을 받고 교제를 했다”고 반박했습니다.
“두 사람이 미국에서 지내는 동안 양가 부모님과 가족, 친척들, 각자의 친구들도 미국 집에 초대해 함께 시간을 보내곤 했다. 두 사람의 동의 하에 언론 발표를 하지 않았을 뿐 많은 지인들은 두 사람의 교제나 결혼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주장입니다.
이어 “안타까운 사유로 인해 어느 시점부터 상대방의 부모님과 연락을 못하게 되기는 했으나 그 사유는 상대방만이 대답할 수 있는 부분일 것”이라고 의문의 여지를 남겼습니다.
“사소한 것 하나까지 자유롭지 못했다”는 이지아의 말에 대해선 “두 사람은 미국에서 여행도 다니고 쇼핑, 외식도 하며 지냈다”고 강조했습니다. “두 사람이 미국에서 지내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자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는 곳이었기 때문”이며 “그들은 각지로 함께 여행도 많이 다니면서 평범한 생활을 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보도자료는 “그동안 서태지가 침묵해왔던 것은 두 사람이 함께 했던 과거와 그 시간들에 대한 책임감이 컸기 때문”이라며 “더 이상은 사실이 왜곡돼 일방적으로 매도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며 끝맺고 있습니다.
둘의 말 가운데 무엇이 진실인지는 둘만이 알 수 있겠죠. 어느 한 쪽의 말이 아니라 둘의 이야기 중간 지점에 진실이 있을 지도 모를 일이고요. 그래도 한때 사랑했던 두 사람이 이런 식으로 공방을 벌이는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씁쓸한 마음이 먼저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네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