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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 돌파 '명량' 관련 주가는? 투자자 수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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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현 증권부 기자)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을 그린 영화 ‘명량’이 개봉 12일만에 누적관객 100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역대 가장 빠른 속도입니다. 1000만 영화인 ‘괴물’이나 ‘도둑들’을 뛰어넘었습니다. 역대 흥행 1위 ‘아바타’(1335만명)를 뛰어넘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대박’을 터뜨린 박스오피스 뒷편에서는 벌써 돈 세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명량의 제작비는 180억원 가량입니다. 마케팅비를 포함한 손익분기점(BEP)은 관객수 600만명 수준이라고 합니다. 1000만을 찍으면서 BEP를 넘었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계산기를 두드릴 때일까요.

‘명량’ 관련주들의 주가도 늘어나는 관객수보다 더 빠르게 치솟았습니다.

투자사이자 배급사인 CJ E&M의 주가는 ‘명량’ 개봉일인 지난달 30일 이후 15% 올랐습니다. CJ CGV 주가도 7% 상승했습니다. 공동투자사인 대성창투의 경우 상대적으로 주가가 싼 만큼 더 극적으로 움직였습니다. 상승률 77%. 현재 2000원대 중반에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얼마를 투자했기에 ‘명량’ 주가에 이렇게 주가가 뛰는 걸까요. 알고 보면 대성창투가 투자한 돈이 큰 비중을 차지하진 않습니다. CJ E&M의 투자액은 40억원, 대성창투는 15억원 정도를 투자했습니다. 전체 투자규모의 10%에도 못 미칩니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이처럼 가파른 대성창투의 주가 상승이 다소 앞서 나가는 감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기대 투자수익 대비 주가의 상승이 과다한 면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대성창투의 상승세를 마냥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시장 일부에서는 1000만 관객을 넘어서면 이 투자액의 2~3배 정도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옵니다.

하지만 여기서 영화 관련 창업투자사들의 수익 배분에 대해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BEP가 600만명이라고 해서 1200만명이 되면 투자사들이 가져가는 돈도 2배로 불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관객수에 따라 배급사와 극장, 투자사 간에 세부 계약이 따로 있기 때문에 실제 투자사가 가져가는 수익은 훨씬 적습니다.

또한 영화투자는 통상 영화투자펀드를 통해서 합니다. 펀드를 조성해 수십억원의 수익을 올린다고 해도 이 가운데 벤처캐피털이 가져오는 수익은 극히 일부분이고 이것도 당장 올해가 아니라 보통 7년 만기인 펀드의 청산이 완료되는 시점에 받습니다.

게다가 영화펀드는 한 번에 여러 작품에 투자를 합니다. ‘명량’처럼 흥행에 성공한 영화도 있겠지만 ‘인간중독’처럼 기대에 못 미친 영화에 함께 투자했을 수도 있죠. 따라서 ‘명량’에서는 돈을 벌었지만 다른 영화들에서는 돈을 잃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실제 국내에서 흑자를 내고 청산한 영화투자펀드는 많지 않다고 하네요.

그만큼 영화에 투자해 돈 벌기는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대성창투의 최근 3년 간 실적을 봐도 그런 상황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대성창투는 2012년 1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지난해엔 9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적자로 전환했습니다. 2011년에도 22억원의 영업적자를 냈습니다. 영업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선지 1년 만인 지난해 다시 적자 신세가 된 것입니다.

최근 대성창투 주가 급등은 ‘명량’ 흥행에 대성창투의 흑자 전환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투자 규모와 더불어 영화업계에서 창투사들의 이익 배분 과정이나 방식에 대해서도 충분히 인지한 후에 투자를 결정하는 것도 필요할 듯합니다.

‘명량’이 흥행 기록을 다시 쓰고 있는 가운데 거칠 것 없던 ‘명량’의 앞길에 강적 ‘해무’가 등판하는 오는 13일 이후의 상황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해무’는 봉준호 감독이 제작을 맡고 배우 김윤석, 박유천 등이 출연해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품입니다. 제작비도 100억원에 이릅니다.

‘해무’의 배급사는 NEW(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입니다. NEW는 ‘변호인’이 1000만을 넘은 것을 기반으로 상장을 준비했지만 수익성 지속에 대한 고민 때문에 상장 심사를 연기한 바 있습니다. ‘해무’의 선전 여부가 NEW 상장 일정에도 영향을 주는 것도 예상해볼 수 있는 이유입니다.

더불어 ‘해무’가 ‘명량’과 더불어 흥행가도를 달릴지, 아니면 ‘명량’의 독주에 제동을 거는 역할을 해 승승가도를 달리던 관련주들마저 주춤하게 할지 궁금해집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5.08(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