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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뒷 얘기

부동산대책 나올 때마다 강남3구만 웃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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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형 건설부동산부 기자) 여름 휴가철이지만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부동산 중개업소는 휴가를 반납한 채 고객 상담에 열심입니다. 반면 서울 강북이나 수도권 중개업소는 ‘상담 전화 한 통 없는데 사무실 전기요금이라도 아껴야겠다’며 상당수가 셔터를 내렸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부동산 시장을 살려 내수 경기를 회복시키는 한편 치솟는 전셋값을 잡기 위해 다양한 부동산 대책을 내놨습니다.

출범 첫해인 지난해 4월 공공물량 공급 축소, 양도세 한시 감면, 생애최초주택 구입자 취득세 면제, 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 등을 담은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시장 정상화 종합대책(4·1 대책)’을 시작으로 8월 저금리 주택담보대출인 공유형 모기지와 취득세율 영구 인하를 골자로 한 ‘서민 중산층 주거안정을 위한 전월세 대책(8·28 대책)’이 대표적입니다.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한 정책 발표는 올해도 계속됐습니다.

월세시장 안정을 위해 월세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해 지원을 강화하고 리츠(부동산투자회사) 등 민간자본을 유치해 임대주택 늘리는 내용이 포함된 ‘서민 중산층 주거안정을 위한 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2·26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임대소득 과세 방침이 들어가면서 시장이 위축되자 이를 풀기 위해 세 차례 보완조치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2기 경제팀이 출범하면서는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등을 포함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7·24 대책)도 선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부동산 대책들이 나올 때마다 이를 호재로 받아들여 가장 먼저 움직인 것은 서울 강남3구 재건축 시장이었습니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4·1 대책과 8·28 대책, 2·26 대책 등 앞선 세 번의 대책 발표 이후 한 달간 매매가격 추이를 살펴보면(이미지 참조)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보다 강남3구 재건축 아파트의 민감도가 더 컸고, 가격 상승폭도 크게 나타났습니다.

대책 발표 전 기대감으로 선제적으로 가격이 상승했고 대책 발표 이후에도 가격 상승을 주도하는 모습이 반복된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투자수요가 많은 강남3구 재건축 시장은 주택시장의 ‘바로미터(척도)’라 불릴 정도로 부동산 정책의 민감도가 높아 대책의 효과가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분석합니다. 내가 살 집이 아니라 투자 개념이기 때문에 각종 정책에 발빠르게 대응한다는 얘깁니다.

LTV와 DTI 규제 완화를 담은 이번 대책 발표 후에도 강남3구 재건축 시장이 앞서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앞서 세 번의 사례를 보면 강남3구 재건축에서 시작된 주택시장 온기가 서울 강북과 경기, 인천 등으로 확산되지는 못했습니다. 실수요자들이 나서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번 대책은 과연 강남3구를 넘어서 수도권 전체에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까요? (끝)

오늘의 신문 - 2025.01.15(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