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바로가기

뉴스인사이드

일본 레버리지 ETF의 유통 주식이 반토막 난 사연

글자작게 글자크게 인쇄 목록으로

(황정수 증권부 기자)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는 기초자산이 되는 주가지수 상승률 대비 두 배의 수익을 주는 상품입니다. 예를 들어 코스피200지수가 2% 오르면 코스피200 ETF 투자자는 4%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코스피200지수가 2% 떨어지면 레버리지ETF 손실은 4%로 커집니다.

한국투자신탁운용과 KB자산운용이 지난 6월 일본 레버리지 ETF를 상장했습니다. 일본 토픽스지수 일일 등락률의 두 배 수익(손실)률을 투자자에게 주는 상품입니다. 국내 최초의 해외 레버리지 ETF여서 그런지 투자자들의 반응도 좋습니다. 한투운용 ‘KINDEX일본레버리지’의 8월 하루 평균 거래량은 44만4407주입니다. KB자산운용의 ‘KStar일본레버리지’ 거래량은 두 배가 넘는 97만6422주입니다.

그런데 일본 레버리지 ETF들의 유통 주식이 출시 한 달 반 만에 50% 이상 줄었습니다. 한투운용 ‘KINDEX일본레버리지’의 유통 주식은 6월16일 상장 당시 200만주에서 6일 현재 60만주로 급감했습니다. KB자산운용 ‘KStar일본레버리지’ 유통 물량도 110만주로 같은 기간 45% 줄었습니다. 투자자들이 사고 팔 수 있는 주식이 처음보다 크게 줄었다는 의미입니다.

거래는 잘 되는데 ETF 유통 주식이 줄어든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알아봤더니 개인 투자자들이 단타매매만 해서랍니다. 해외ETF의 당일 매매 차익에 대해선 비과세되기 때문인데요. 하루 이상 보유하면 이익에 대해 세금을 내야 하기 때문에 상당수 개인 투자자들이 장중에 사고 팔아 수익을 노린다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수수료를 받고 매매 호가를 의무적으로 내기로 한 유동성공급자(LP)들은 어쩔 수 없이 ETF를 계속 보유하게 됩니다. LP들은 증권사들이 맡는데요. 한 증권사 관계자는 “ETF를 개인들에게 넘기지 못하면 LP 입장에선 자금이 장기간 ETF에 묶이게 된다”면서 “헤지 비용도 들기 때문에 큰 부담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일부 일본레버리지ETF LP들은 ETF를 환매(ETF를 주식으로 바꾼 다음 시장에서 매도)하고 있습니다. LP 수수료를 받는 것보다 아예 LP를 안하는 게 이익이라고 생각한 거죠. 현재 ‘KINDEX일본레버리지’ LP 4곳 중 2곳이 보유 물량을 대부분 환매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KStar일본레버리지의 경우 LP 4곳 중 1곳이 환매에 나섰다고 하네요.

일본레버리지ETF를 내놓은 운용사들은 이런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요? 오히려 현재 유통 주식이 적정한 수준이라고 주장합니다.

한국투신운용 관계자는 “ETF 유동성이 부족할 경우 LP들이 ETF를 추가 설정해 유통 물량을 늘리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순자산총액이 줄었지만 거래는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투자자들의 수요가 커지면 순자산총액도 다시 회복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끝)

오늘의 신문 - 2024.05.17(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