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시티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송윤아는 감격스러운 복귀 소감을 전했다. 목소리가 떨리는 순간도 있었다. SBS 드라마 ‘온에어’ 이후 훌쩍 흘러버린 시간을 그는 사실 실감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배우 설경구와 결혼, 슬하에 아들을 둔 그는 육아에 전념하고 있었다. 매일매일이 바빴던터라 일을 다시 해야겠다는 생각은 잠시 접어둔 것이다.
그렇지만 막상 일터로 돌아오니 색다른 기분을 느끼게 됐고 당연한 일상이 다른 시각으로 보이는 듯 했다. 그러면서 소소한 행복을 느끼고 있었다. 그 예가 바로 아들과 남편의 존재다.
송윤아는 “남편은 늘 내가 일을 빨리 하게 되길 바랐다. 이번에 영화 촬영 이후 종방연이나 시사회로 새벽에 들어오는 날에도 두 시간 자고 일어나 나를 위해 레몬차를 끓여 보냉병에 넣어 준다”며 은근히 자랑했다. 태어난 이후 줄곧 엄마 손에서 자란 아들은 아빠가 배우인 것은 분명하게 알고 있으나 엄마 역시 배우라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고. 촬영을 가는 엄마가 생소한 아들의 반응을 들려주며 그는 또 한 번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이처럼 든든한 가정을 꾸리게 된 송윤아는 복귀작에서 그가 오랜 시간 가장 가슴 깊이 느낀 모성을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를 연기한다. 연인에게 버림받아 미혼모로 온갖 고생 끝에 마침내 성공한 순간, 시한부 선고를 받은 한승희는 아들에게 완벽한 가정을 주기 위해 아이 아버지의 새로운 가정을 찾아 나선다는 내용을 담았다. 제작발표회에서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 속 송윤아는 오랜 공백이 무색하리만치 안정적인 캐릭터 표현을 보여줬다.
“오랜만에 카메라 앞에 서게 돼 제대로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고민스럽고 불안하죠. 그나마 스스로 위안을 받는 것은 결혼 하고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기에, 비록 기교적인 면에서 부족할지언정 마음만은 진실되게 표현할 수 있겠구나라는 거예요. 그런데 정말 어려워요. 한승희라는 여자는 제가 맡은 캐릭터 중 가장 어려운 인물인 것 같아요. 6개월 뒤에 죽어야 한다는 것, 홀로 아들을 남겨둬야 한다는 것은 정말 상상하기도 힘든 절박한 상황이잖아요.”
송윤아의 복귀는 다른 배우들에게도 신나는 일인 것 같다. 한승희라는 인물과 여자들끼리의 진한 우정을 연기하게 될 배우 문정희는 그를 꼬박꼬박 "선배"라고 칭하며 “남자배우들과는 가질 수 없는 관계를 송윤아 선배와 갖게 됐다. 마음을 확 터놓을 수 있는 또 다른 소중한 인연이 내게 찾아온 듯 하다”고 말했다.
과거 드라마 ‘왕초’를 통해 만난 적이 있다고 밝힌 정준호는 “송윤아 씨는 당시 최고의 신붓감 이었던 터라, 내가 주변에 얼마나 추천하고 다녔는데”라고 하더니 “주변에 항상 상냥하고 배려를 많이 해주는 배우다”며 “이번에도 문정희 씨와 두 분이 친해진 것을 보고 여자의 의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됐다”고 말했다.
송윤아는 20대 청춘스타 시절과 달라진 30~40대 여배우들의 활발한 활동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기분 좋은 변화다. 시대를 잘 타고난 덕이다... 과거에는 30~40대 여배우들이 서야 할 자리가 부족했는데, 다행히 제가 30대가 되니 왕성해지더라.”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20대의 전성기를 지나 다시 돌아온 시대가 30~40대 여배우들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시대라니 그는 정말이지 축복받은 배우인 듯하다. 그렇게 돌아온 송윤아가 ‘마마’를 통해 보여줄 진한 감성이 기대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