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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보다는 '장관'을 위해 일하는 공무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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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후 경제부 기자) 기자들이 정기적으로 드나드는 출입처는 통상 보도자료라는 걸 냅니다. 정부 부처는 세제정책, 개발계획, 국민 및 기업 지원 등 국민들에게 알리고 싶은 것, 국민들이 알아야 하는 내용을 보도자료에 담습니다.

부처별로 많은 내용을 쏟아내다 보니 출입기자들에겐 주간 단위로 보도계획이라는 것도 공지하는데요.‘ 다음주엔 이런 이런 것들을 알리고 싶거나 알릴 필요가 있으니 준비하고 있어라’는 예고입니다. 제가 출입하는 산업통상자원부도 마찬가지입니다. 통상 주말에 다음주 보도계획을 미리 공지합니다.

그런데 산업부가 출입기자들에게 배포한 ‘7월28일~8월2일 주간보도계획’에는 평상시와 다른 점이 있었습니다. 30일부터 8월1일까지 3일간 보도자료가 한 건도 없다는 점입니다. 하루 평균 많게는 3~4건의 보도자료를 내던 산업부였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 3일간은 윤상직 산업부 장관의 휴가 기간입니다. 부처 수장이 자리를 비우니 보도자료가 사라진 겁니다.

산업부의 한 공무원은 “장관이 자리를 비우니 국장들도 꽤 휴가를 가고...”라며 말꼬리를 흐렸습니다. 다른 공무원은 “장관이 부재 중일 때는 각 국과 과들이 보도자료를 내는 걸 참고, 장관이 돌아오면 내는 게 관행”이라며 “아무래도 부처 공무원들이 일을 하는 모습을 장관이 알아줬으면 해서...”라고 전했습니다.

공무원은 공복(公僕)입니다. 장관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하는데, 씁쓸합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5.18(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