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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뒷 얘기

산피아(산업부 관료+마피아) 산실은 상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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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성미 경제부 기자) ‘상우회’. 이름 없는 재래시장의 유통 상가 모임 같지만 산업통상자원부 퇴직관료들의 모임 이름입니다.

1983년 만들어진 상우회는 1300명이 넘는 회원을 두고 있습니다. 옛 지식경제부 상공부 동력자원부 출신 장·차관 등 퇴직 관료들이 회원입니다. 홈페이지를 살펴 보니 회원들은 계절마다 산업부 현직 장·차관, 실장들과 함께 등산을 합니다. 산업부장관배 OB바둑대회를 열기도 했네요. 상우회 안에는 골프동호회 바둑동호회 등 취미를 같이 즐길 수 있는 동호회도 있습니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이 친목모임이 산업부 산하 사단법인으로 등록돼 있다는 점입니다. 산업부는 등록된 산하 기관, 단체, 협회 등에 대한 관리감독을 할 의무가 있습니다. 상우회도 산업부에 재정 관리 보고나 업무 보고를 하고 있을까요?

이달 초 산업부의 국회 업무보고 자리였습니다. 윤상직 산업부 장관은 의원 질의에 “상우회에 참석하고 있지만 이 모임에 대한 재정관리나 감독 등은 하고 있지 않다”며 “민간 사단법인으로 단지 친목모임일 뿐”이라고 답변했습니다.

친목모임이라고 하지만 전현직 관료들이 한자리에 모여 주로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지 궁금합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산업부 현직과 OB가 만나 무슨 얘기를 하겠냐”며 “OB들이 갈 수 있을 만한 산하 기관이나 단체, 협회 내 ‘자리’를 알아보거나 본인이 속한 곳의 갖가지 민원을 해결하려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세간의 관심이 ‘관피아(관료+마피아)’에 쏠리고 있습니다. 상우회가 ‘산피아(산업부 관료+마피아)의 산실’이란 소리를 듣지 않고 순수한 친목도모 모임으로만 남을 수 있도록 바랍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5.04(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