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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담합하고 고자질하고 징징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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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 건설부동산부 기자) 최근 건설업계에 KTX 호남고속철 공사 입찰과 관련한 담합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호남고속철 건설 공사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들이 서로 짜고 입찰가를 높여 과징금 4355억원을 부과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과징금은 역대 건설업계 입찰 담합 사건과 관련해 최고 액수입니다. 이번 대규모 적발은 인천도시철도 2호선, 대구지하철 공사, 경인운하 사업에 이어 올 들어서만 네번째입니다.

호남고속철 건설 공사를 나눠먹기 식으로 담합한 업체는 삼성물산·대림산업·현대건설·SK건설·GS건설·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 등 28개 건설사입니다. 웬만한 시공능력평가 상위 건설사들이 대부분 포함된 겁니다.

건설업계에서는 공정위가 최저가 입찰의 평균(72%)보다 2% 가량 높은 입찰가를 폭리를 취한 것처럼 발표했다고 하소연하고 있습니다. 또 “일부 잘못된 관행은 인정하지만 과징금 폭탄이 가혹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올들어 건설사들이 부과받은 과징금은 7000억원에 달합니다. 해외 토목공사 수주 등에 경쟁사들이 담합건을 공개하며 공격해오는 등 해외 수주에 직간접적으로 타격을 받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이번 공사 입찰에서 리니언시(담합자진신고자감면제)를 받은 S 건설사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습니다. 국내외 수주 감소로 가뜩이나 힘든 상황에서 대기업 계열사가 과징금을 면제 받기 위해 다른 건설사들을 사지로 내몰았다는 겁니다.

건설사 관계자는 “그 업체(S 건설사)가 담합 신고를 해 건설업계 원성이 자자하다”고 말했습니다. 한때 끈끈했던 건설업계의 관계가 잇단 담합 파동과 대형 건설사의 리니언시로 금이 가고 있습니다. 올해 해외수주 700억 달러 목표는 물 건너 간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옵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5.02(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