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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뒷 얘기

중국 IT 기업들은 "구글 따라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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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락 IT과학부 기자) 어제와 오늘 개인적으로 가장 눈에 띄었던 기사가 두 개 있었습니다. 둘 다 중국 정보기술(IT) 기업들과 관련된 기사였는데요. 하나는 PC업체 레노버가 스마트안경 사업에 뛰어든다는 내용이었고, 다른 하나는 포털업체 바이두가 무인자동차(정확히는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인 구글이 야심 차게 준비하고 있는 프로젝트들입니다. 구글은 ‘구글글라스’라는 스마트안경으로 웨어러블 기기 시장을 주도하고 있고, 무인자동차도 열심히 개발하고 있습니다.

먼저 레노버가 만든다는 스마트안경을 좀 살펴 보겠습니다. 구글글라스와 비슷한 형태이지만 배터리가 목 부분으로 내려온 게 특징이라고 하네요. 현재는 프로토타입(시제품) 수준이라 어느 정도 성능을 보일지는 모르겠습니다. 레노버는 미국의 스마트안경 업체인 뷰직스(Vuzix) 제품인 ‘M100’도 들여와 중국 시장에서 공급할 것이라고 하네요.

바이두가 개발하고 있다는 자율주행차는 구글의 무인자동차와는 조금 다릅니다. 구글은 가속페달, 브레이크가 없는 완전한 무인자동차를 만들려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바이두는 운전석이 있으면서 긴박한 상황에서는 사람이 직접 운전할 수 있는 자동차를 만들려고 한다네요.

기계가 사람을 대체하기보다는 돕는 수준입니다. 우리가 말을 탈 때도 위험한 순간에는 고삐로 제어하듯 자동차 역시 인간이 어느 정도 통제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어쨌든 궁극적으로는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겠죠. 구글의 무인자동차처럼 말이죠.

바이두는 과거에도 구글이 새롭게 진출한 사업을 그대로 따라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포털 사업으로 시작해 웹브라우저로 분야를 넓혔고, 스트리트뷰 지도 서비스도 제공했습니다. 모두 구글이 먼저 실행했던 사업들이죠.

사실 중국 기업들의 ‘따라하기’ 전략은 이미 유명합니다. 요즘 잘나가는 휴대폰 업체 샤오미도 ‘애플 따라하기’로 유명한 곳이죠. 그런데 요즘 중국업체들의 수준은 단순히 따라하기가 아닌 듯합니다. 기술력도 꽤 뛰어나고, 가격 경쟁력까지 갖춰 시장에서 파급력이 대단하죠.

글로벌 IT 시장을 이끄는 미국과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중국. 그 사이에서 한국 기업들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는 듯합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5.08(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