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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해외공장 신증설...1000만대 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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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석 산업부 기자) 멕시코 누에보레온주의 로드리고 메디나 주지사와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최근 만났습니다. 메디나 주지사가 직접 한국을 찾아와 방문한 것이죠.

그의 방한 목적은 기아자동차의 신공장 건립 건입니다. 현대차그룹이 누에보레온주에 새 자동차 생산공장 건립을 검토하기 시작하자 이를 확실하게 유치하고자 한국까지 날아온 겁니다.

현대·기아차의 해외 공장 신증설에 속도가 붙고 있습니다. 그동안 ‘품질 제일주의’, ‘양보다는 질’을 강조해오던 그룹의 경영방침과는 살짝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속을 잘 들여다 보면 현대·기아차는 품질을 강조해오면서 생산량도 꾸준히 늘려왔습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거듭난 중국에서의 판매 호조가 이를 뒷받침했죠.

올해도 예외는 아닙니다. 당초 연간 판매 목표를 786만대로 설정한 현대·기아차는 올해 상반기 404만대를 팔았습니다. 이 추세라면 올해 800만대 돌파가 기대됩니다. 신형 제네시스와 쏘나타, 쏘렌토, 카니발 등 든든한 신차들이 새로 등장한 만큼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입니다.

현재 현대·기아차는 11곳의 해외 생산기지를 운영 중입니다. 현대차가 8곳, 기아차가 3곳입니다. 중국과 인도, 미국, 슬로바키아, 체코, 터키, 브라질 등 다양한 국가에서 차량을 생산해 해당 지역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미 해외 생산량은 국내 생산량을 추월한 상황입니다.

해외 생산기지 확대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올해 초 현대차의 중국 내 첫 상용차 공장인 쓰촨공장이 가동을 시작했습니다. 연산 16만대 규모입니다. 30만대 규모의 기아차 중국 3공장도 올해 초부터 돌아가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중국에 4번째 승용차 공장 건립을 추진 중입니다. 충칭이 유력한 후보지인데요. 가까운 시일 내에 확정될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 외에 다른 지역도 활발합니다. 기아차가 멕시코 공장 신설을 검토 중이고 브라질 공장과 러시아 공장도 연산 15만대에서 30만대로 확대할 예정입니다. 미국의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기아차 조지아 공장도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증설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현대차가 태국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에 공장 건립을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오래 전부터 반복되어 나오고 있습니다.

현대차가 이렇게 외형 확대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세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먼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성장하기 때문입니다. 즉, 글로벌 수요 증가로 인해 현대·기아차가 공급량을 늘릴 필요가 커진 것이죠.

두번째,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도요타는 지난해 판매량 1000만대에 근접했습니다. 올해는 1000만대를 웃돌 것으로 보입니다. 폭스바겐과 제네럴모터스(GM)도 1000만대 판매에 다가서고 있습니다. 자동차 연간 판매 1000만대 시대가 이미 시작된 것이죠.

4위인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역시 생산기지 확대와 함께 러시아 국영 자동차 제조사인 아브토바즈를 인수하면서 800만대를 훌쩍 넘어선 상황입니다. 5위인 현대·기아차가 마냥 ‘양 보다는 질’을 고집하고 있을 수만은 없는 것이죠.

현대차 중국 충징 공장과 기아차 멕시코 공장 등 현재 추진 중인 현대·기아차의 공장 신증설이 마무리되면 연간 생산량은 900만대에 근접합니다. 증설 상황에 따라 1000만대도 충분히 가능하죠. 업계에서는 4, 5년 뒤에는 현대·기아차도 1000만대 시대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근 자동차 시장의 품질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고도의 전장화가 이뤄지면서 스마트카 시장이 열리고 있죠.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수소연료차 등 새로운 개념의 친환경차 시대도 시작됐습니다. 기술과 품질이 상향평준화 되어 있는 만큼, 시장 점유율을 얼마나 많이 차지하느냐가 제조사의 미래를 좌우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규모의 경제를 이뤄야 새로운 기술, 새로운 자동차의 수익을 보장할 수 있습니다. 도요타와 폭스바겐 등 글로벌 톱 제조사들이 1000만대를 강조하고 있는 건 이 때문입니다. 현대·기아차의 공장 신증설을 눈여겨 봐야할 때입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5.07(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