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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현아 "빨개요 무대의 핵심은 몽키 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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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석정 한경 텐아시아 기자) "사랑이라고 대답했으면 좋겠죠?”

"일과 사랑 중 무엇을 택할 거냐?"고 묻자 현아가 눈을 흘기며 대답했다. 말투와 표정이 귀엽다. 가까이서 보면 현아에게 ‘패왕색’이란 수식어는 그리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그냥 예쁘게 보이고 싶은 스물셋의 건강한 청춘이랄까? 물론 무대 위에 올라가면 눈빛이 달라지지만.

현아는 28일 세 번째 솔로 미니앨범 ‘에이 토크(A Talk)’를 발표한다. ‘버블팝’ ‘아이스크림’ 등의 솔로 곡을 통해 발랄하고 섹시한 스타일을 선보인 현아는 신보를 통해 보다 성숙한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새 앨범 타이틀곡 제목은 ‘빨개요’. 현아의 섹시한 이미지 때문에 ‘빨간 무언가’를 생각하면 오산이다. 새 앨범을 통해 배운 것이 많은 만큼 보여줄 것도 많아졌다.

Q. 세 번째 미니앨범 ‘에이 토크’로 돌아왔다.

현아: 솔로 활동은 1년9개월만이다. 지난 앨범들보다 준비 기간이 길었다. 예전에는 빠른 시일 내에 급하게 만든 감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 1년 넘게 작업한 곡도 있다. 오랜 시간을 준비한 만큼 보여드리고 싶은 것도 많다.

Q. 이번 앨범에는 본인의 참여도가 높아졌다고 하던데.

현아: 배운 게 많다. 예전에는 앨범 녹음을 시작해 마스터가 나오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잘 몰랐다. 이번에는 그 과정을 쭉 지켜봤다. 트랙에 어떤 악기가 들어가는지도 보고, 어떤 과정을 통해 좋은 소리가 나오는지 알게 됐다. 이 과정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차이가 크다. 타이틀곡을 만들 때도 서재우 작곡가와 많은 이야기를 나눠서 나에게 맞는 곡이 나온 것 같다.

Q. ‘빨개요’는 어떤 곡인가?

현아: 대중적인 힙합 스타일의 곡이다.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는 어린 시절에 누구나 한 번쯤 부르는 곡이지 않나. 이 곡은 거기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내가 원숭이띠다. 내 노래에는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빨간 건 현아, 현아는 예스’라는 가사가 나온다. 다 같이 신나게 따라 불렀으면 좋겠다. 브리지에는 ‘날 두고 떠나지마. 나 지금 너무 외로워. 너마저 날 떠나면 난 변해버릴지 몰라’라는 가사가 나오는데, 내가 팬 여러분을 바라보면서 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 빨간 색은 포미닛 안에서 굉장한 힘을 가지고 있다. 가요 프로그램에서 1위를 할 때 항상 빨간 색 의상을 입고 있었다. 그래서 나에겐 행운의 색이다.

Q. 뮤직비디오에도 원숭이가 나온다.

현아: 이름이 ‘뚱스’다. SBS ‘TV 동물농장’에 나온 적이 있다. 실제로 보니 더 예쁘더라.

Q. 암컷인가?

현아: 수컷이다. 나를 감싸 안더라.

Q. ‘버블팝’ ‘아이스크림’은 발랄한 가운데 섹시함이 묻어났다. ‘빨개요’는 티저가 굉장히 섹시하다. 역대 최고 수준이다.

현아: ‘핫’하고 정열적인 곡이다. 랩도 세다. 예전 곡들보다 여러 가지로 센 것은 사실이다. 제가 지난 3년간은 무대에서 운동화를 신었다. 이번에는 오랜만에 하이힐을 신고 춤을 춘다. 보다 여성스러운 모습이 될 것 같다. 하지만 무대를 보면 섹시하기만 한 곡은 아니라는 것을 알 것이다. 무대에서 포인트는 몽키 댄스다.

Q. 몽키 댄스에 대해 설명해 달라.

현아: 원숭이처럼 손을 머리 위로 휘휘 젖는 춤동작을 선보인다. 여가수가 하이힐을 신고 몽키 댄스를 추면 과연 예쁜 그림이 나올까 고민도 됐다. 내가 잘 표현할 수 있는 퍼포먼스로 끌어올리려 했다. 생기 있는 안무를 표현하고 싶었다.

Q. 걸그룹들이 너무 노골적으로 노출을 한다는 지적이 있다. 이번 곡은 다른 섹시함을 보여주나?

현아: 그건 받아들이는 분들이 판단할 문제 같다. 난 그저 음악, 스타일, 연출 등의 합이 잘 맞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할 뿐이다. 그리고 무조건 노골적이라고 안 된다고 해버리면 무대에서 표현하는데 제약이 생기게 된다.

Q. 새 앨범 수록곡 중 ‘어디부터 어디까지’에서는 비스트 양요섭이 참여했다.

현아: 이 곡은 연인이 ‘너와 나의 스킨십 허용도가 어디까지냐’를 놓고 티격태격하는 사랑스러운 곡이다. 동갑내기 친구인 (임)현식이(비투비 멤버)가 만든 노래다. 그래서 현식이가 녹음 디렉터를 보며 ‘사랑스럽게 해달라’는 식으로 이런 저런 주문을 하는데 되게 어색했다. 요섭 오빠랑은 스케줄이 안 맞아 녹음을 동시에 함께 하지는 못했다.

Q. ‘블랙리스트’에는 EXID의 LE가 랩으로 참여했다.

현아: 친구 같이 편한 언니다. 사적으로 매우 친한데 이번 앨범에 같이 하게 돼 너무 좋다. 우리가 만든 트랙에 언니가 랩을 넣었다. 가사는 조금 건방지다. 노래 제목처럼 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을 공책에 적어 이름을 죽죽 그어버리겠다는 내용이다. 놀랄 만한 노랫말이 들어있어서 조심스럽다. 무대도 굉장히 강할 것 같다.

Q. 현아는 이제 데뷔한지 만으로 7년째다. 그동안 유독 섹시하다는 말을 많이 들어왔다. 선정성 논란도 많았다.

현아: 어렸을 때는, 지금도 어리지만, 아무것도 몰랐다. 내가 이렇게 표현하는 게 맞는 것인지 잘 모르고 그냥 무대가 좋아서 열심히 한 것이다. 한때는 내가 과연 잘하고 있는지 고민도 많았는데 언젠가부터 어렵게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관심 받는 것이 매우 감사한 일이다. 또 (섹시함은) 내가 표현할 수 있는 달란트라고 생각한다. 난 지금 성장하는 과정이다. 이제는 힐을 신고 어떤 포즈로 해야 예쁜지도 알게 됐다.

Q. 섹시함이라는 것이 현아에게는 당연한 게 돼 버렸다. 본인은 달란트라고 표현했는데, 혹시 그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싶지는 않나?

현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은 조금 극단적인 것 같다. 장점을 가진 것은 좋은 거니까. 섹시함에서 벗어나기보다는 내 장점을 살리면서 모자란 부분을 채워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Q. 본인의 단점은?

현아: 단점은 말하면 안 된다!(웃음) 내 목소리는 장점이자, 단점이다. 언젠가부터 내 목소리를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많아지셨다. 내 목소리가 너무 튀는 것 같아 싫어졌다. 어떤 노래를 해도 느낌이 비슷해서 별로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 목소리를 좋아해주는 분들이 많아진 것 같아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내 목소리를 잘 살리면서 노래에 예쁘게 담고 싶다.

Q. 타이틀곡은 ‘빨개요’인데, 본인은 어떤 색이고 싶나?

현아: 난 하얀색이었으면 좋겠다. 이것저것 다 그려볼 수 있으니까.

Q. ‘빨개요’는 신진 작곡가 서재우, 빅싼초 콤비가 만들었다. 요새 이단옆차기, 용감한 형제 등이 대세다. 이런 유명 작곡가에게 곡을 받고 싶지 않았나?

현아: 이번 앨범은 큐브 소속 작곡가인 서재우 오빠가 프로듀서와 대부분의 작곡, 편곡을 맡았다. 작업실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나에게 자신감을 많이 불어넣어 주셨다. 이번 앨범을 거의 책임지고 해주셨기 때문에 어쩌면 나만큼 부담감이 크실 거다.

Q. 서재우 작곡가와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현아: ‘빨개요’를 할 때에는 여름에 어울리는 시원한 느낌을 너보고 싶었다. 그래서 콩가라는 악기를 넣어보면 어떠냐고 제안했더니, 오빠가 ‘어, 콩가는 어떻게 알게 됐니?’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실제로 그 악기 소리를 넣게 됐다. 그런 게 즐거웠다.

Q. ‘체인지’에서 힙합 걸의 모습을 보였다. 앨범이 거듭될수록 힙합의 이미지가 줄어드는 느낌이다. 본인의 지향점이 바뀌었나?

현아: ‘체인지’가 나왔을 때 열일곱 살이었다. ‘체인지’는 그 나이에 보여줄 수 있는 에너지였던 것 같다. 그 노래 가사에서는 내가 세상을 바꾸겠다는 철없는 말을 했다. 딱 그 나이에 뭣 모르고 할 수 있는 말이다. 이번 곡 퍼포먼스는 ‘체인지’와 견줘도 좋을 만큼 세면서, 또 다른 느낌이다. 성장한 모습을 볼 수 있을 거다.

Q. 여름을 겨냥해서 씨스타, 걸스데이 등이 나왔다. 현아는 포미닛을 대표해 혼자 나왔다. 어깨가 무겁겠다.

현아: 경쟁이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다. 여름을 맞아 다양한 음악이 나온다. 여러 분들이 듣는 노래 중에 내 노래도 있었으면 좋겠다.

Q. 원더걸스 예은이 비슷한 시기에 솔로로 나온다. 선의의 경쟁이다.

현아: 무척 기대하고 있다. 언니 노래를 미리 들어봤다. 언니가 자신을 그렇게 노래로 표현한다는 것이 큰 감동이었다. 내가 느낀 감동을 다른 분들도 느끼리라 믿는다. 언니를 응원한다. 언니도 내 노래 좋다고 해주셨다. 같은 시기에 다른 스타일의 음악을 할 수 있는 것이 좋다.

Q. 선미가 친한 친구로 현아를 뽑는다. 선미와 섹시 퍼포먼스를 평가한다면?

현아: 서로를 격려해주는 사이다. ‘나 너 무대 봤어’라는 한 마디만으로도 힘이 되는 사이다. 둘이 맞대결, 이런 것은 전혀 생각도 안 해봤다. 같이 무대를 해볼 수 있으면 재밌을 것 같긴 하다. 같은 팀이 아니기 때문에 멀리서나마 응원하고 싶고, 계속 선미의 무대를 보고 싶다.

Q. 포미닛부터 솔로까지 정말 쉴 틈 없이 활동한다. 쉬고 싶지 않나?

현아: 그런 생각은 안 해봤다. 난 아직까지는 바쁜게 좋고, 계속 달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많은 무대를 할 수 있는 것이 감사할 뿐이다. 그리고 난 무대 말고는 다른 것을 딱히 하고 있지 않다. 그래서 더 완벽하게 하고 싶다.

Q. 솔로로 나오기 전 포미닛으로 유럽 공연을 했다.

현아: 유럽에서 쇼케이스 겸 팬미팅을 소규모로 했다. 스페인 스웨덴 등을 갔는데 많은 분들이 오랫동안 줄 서서 기다려 주셔서 너무 신기했다. 우리를 알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놀라웠고, 표가 매진되는 게 참 신기하더라. 유럽 투어를 마치고 멤버들과 ‘우린 정말 축복받은 아이들이다’라고 이야기를 나눴다. 그런 팬들이 있어서 이번 활동도 어 열심히 할 수 있을 거 같다.

Q. 미국 텍사스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에서는 솔로로 공연도 했다. 해외 활동에 대한 욕심은?

현아: 앞으로 좋은 기회들이 있을 것 같다. 이번 앨범으로 열심히 활동하면 더 좋은 러브콜이 있지 않을까? 이번에 미국에 갔을 때 현지인들이 제 노래 ‘버블팝’도 따라 불러주시고, 케이팝에 열광하는 것을 직접 체감하니 정말 뿌듯했다. 레이디 가가도 와서 봐주시고 정말 대단했다.

Q. 1위 공약.

현아: 섣부른 행동은 하지 않겠다. 그냥 열심히 하고 싶다. 각자 취향이 다른데 음악에 순위가 매겨지는 것이 너무 슬프다.

Q. 그래도 1위 공약!

현아: 팬들과 함께 밥을 먹거나 조촐하게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겠다. 무대에서 해야 하는 공약이라면…. 1위 하면 앵콜 무대에서 컵라면을 먹겠다. ‘빨개요’에 ‘매콤한 라면’이라는 가사가 있다.

Q. 첫 번째, 두번째 솔로 앨범이 본인에게 나름의 의미가 있을 것이다. 세 번째 앨범은 어떤 의미로 남을까?

현아: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많은 인연들이 생겼다. 앨범 준비 전에 해외를 다니면서 무대 감독님들도 직접 만나고, 또 새로운 작곡가 오빠와 작업한 것도 의미가 크다. 가장 신기한 것은 내가 오디션을 통해 현아 크루를 만든 것이다. 이건 자부심을 가져도 될 것 같다. 새로운 식구들과 계속 인연을 갖고 계속 좋은 무대를 만들어보고 싶다.

Q. 이번 앨범 끝나면 가장 하고 싶은 것은?

현아: 다 같이 고생한 회사 식구들과 밥 한 끼 제대로 먹고 싶다. 작업할 때는 여유가 없어서 연습실 바닥에 앉아 밥 먹고 그러는 것이 속상했다. 이제 활동 마치면 회사 식구들과 소주 한 잔 하고 싶다. 잘 돼서 기분 좋게 한 잔 했으면 ㅎㅎ. (끝)

사진제공. 큐브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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