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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스타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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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춘 금융부 기자) 신제윤 금융위원장에 대한 평가는 아주 좋은 편입니다. 합리적이고 논리적이며,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경청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겁니다. 금융위 내부나 관가에서도 그렇고, 금융계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가 지난번 개각에서 유임한 것에 대해서도 하등 이상할 게 없다는 시각이 대부분입니다.

그는 순발력도 갖췄습니다. 작년 취임하자마자 국민행복기금이라는걸 출범시켰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중 사실상 처음으로 가시화된 것이었습니다. 최근엔 금융규제 개혁방안을 발표했습니다. 많은 부처중에서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갖춘 규제개혁 방안을 내놓은 것은 금융위가 처음이었습니다. 다른 부처들이 우왕좌왕할 때 금융위는 대통령의 핵심 정책과제를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점수를 많이 딴 것은 물론이고요.

하지만 일부 전문가 집단에서는 그에 대한 평가가 마냥 좋은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일부에서는 그를 ‘스타일리스트’라고 부르더군요. 그럴듯하고 폼나는 것을 추구한다는 거죠. 과연 금융정책의 수장인 그가 취임후 금융산업의 앞날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그에 걸맞는 정책을 내놓았는 지 한번 생각해 보라고 지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국제금융 전문가로서 당연하다는 시각도 있고요.

일부에서는 금융위의 위상에 대한 문제도 끊임없이 제기하고 있습니다. 절름발이처럼 국내 금융정책에 한정할 것이 아니라, 기획재정부의 국제금융파트와 통합하는 것이 낫다는 겁니다. 이른바 ‘금융부’를 만들자는 거죠. 아니면 과거처럼 금융감독위원회만 두고, 정책 기능을 기획재정부로 넘기자는 얘기도 나옵니다. 효과적인 금융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그만큼 시급하다는 겁니다. 그래야만 글로벌 경쟁시대에서 국내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제대로 찾을 수 있다는 거고요.

다른 얘기지만, 신 위원장은 언론에서도 인기가 좋습니다. 언론사에서 개최하는 행사에 참석해 각종 축사나 토론하는걸 꺼리지 않기 때문이죠. 얼마 전에는 주한영국대사를 만나 규제개혁에 대해 대담을 했더군요. 뭐 그럴 수 있지요. 하지만 금융위원장이 주한영국대사와 대담을 하다니, 뭔가 어색했습니다. 아무리 영어를 잘 하고 국제금융 전문가라고는 하지만, 영국 대사와 만나 국내 금융규제 완화 방안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도 썩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국내 금융산업 경쟁력이 중앙아시아 국가 은행보다 뒤떨어 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어서 더욱 그랬습니다. 그래서 그는 ‘스타일리스트’라는 이야기가 나오나 봅니다. 국내 금융 산업은 누가 책임지고 걱정해줄 지 궁금합니다. / hayoung@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6.29(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