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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패션업계에 '치마'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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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국제부 기자) ‘치마가 돌아왔다.’ 최근 일본 패션업계에 이런 말이 돌고 있습니다. 치마가 소비자들에게 다시 팔리고 있다는 얘기지요. 일본 패션업계에서는 “일본 여성이 다리를 드러내는 건 정말 오랜만이다”는 말까지 나옵니다.

사실 2000년 이후 일본 패션업계는 바지가 이끌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밑위가 짧은 청바지부터, 허벅지에서 무릎에 걸쳐 느슨한 실루엣을 강조한 캐주얼 바지, 다리에 딱 맞는 스키니 바지와 꽃 무늬 등이 화려하게 수 놓인 무늬 바지 등 다양한 바지가 패션을 주도했죠.

하지만 올 3~6월 일본의 치마 매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50%나 급증했습니다. 의류매장에서 치마 매출이 작년에 비해 20% 이상 늘었다고 합니다. 반대로 바지 매출은 비슷한 수준으로 줄었고요. 이처럼 치마가 인기를 얻는 건 거의 10년만에 처음이라고들 말합니다.

바지는 한 번 입으면 곧 편안함에 익숙해져 좀처럼 벗기 어렵다는 게 패션업계의 정설입니다. 오래 지속돼온 ‘바지 시대’가 저문 것이 그래서 의미 있는 변화라는 얘기지요.

패션 전문가들은 ‘치마 복귀’에 대해 몇 가지 이유를 듭니다.

하나는 변덕스러운 여성 소비자 마음. 바지 인기가 너무 오래 지속된데 따른 반작용이란 겁니다. 또 하나는 ‘아군’의 등장입니다. 스타킹을 말합니다. 다리의 상처나 모공을 커버해주는 참신한 소재의 스타킹이 잇따라 개발되다 보니 여성 소비자들이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거죠.

마지막으로 제모 서비스의 확산도 이유로 꼽히네요. 장비가 발전하고 전문 제모사가 늘면서 서비스 종류는 확대되고 가격은 떨어지고 있거든요.

최근 일본 중앙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1%에서 1.0%로 0.1% 포인트 내렸지만 이런 여성 소비자들의 취향 변화가 일본 경제에 훈풍으로 작용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5.03(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