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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를 카톡으로? 카카오의 PR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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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영 IT과학부 기자) 최근 카카오가 카카오톡을 통해 홍보 활동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존에는 다른 기업처럼 보도자료 메일을 뿌리고, 이에 대한 문의를 전화로 받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대언론 홍보 채널에 자사 메신저 서비스인 카카오톡까지 추가한 겁니다.

이용하려면 카카오톡에 들어가 하단 ‘친구찾기’ 메뉴를 눌러 상단의 ‘ID 검색’을 터치한 뒤, ID에 ‘kakaocomm(카카오 커뮤니케이션의 줄인말)’을 입력하면 됩니다. 기업 홍보용 ‘플러스친구’처럼 ‘카카오 커뮤니케이션팀’이라는 친구가 목록에 생깁니다.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중 하나인 고양이 ‘네오’의 프로필 사진을 한 이 친구는 “기자님, 카카오 커뮤니케이션팀과 친구가 되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인삿말을 건넵니다.

이어 안내를 시작합니다. 좌측 하단 홈 아이콘을 누르면 카카오 주요 정보와 보도자료를 포함한 최신 뉴스를 볼 수 있고, 우측 하단 노란색 대화 아이콘을 누르면 FAQ를 통한 카카오의 상세정보(기업개요 공동대표 조직문화 등)를 볼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 중 카카오 뉴스 메뉴에 들어가면 카카오의 최신 소식을 볼 수 있습니다.

오늘 올라온 소식은 카카오게임이 오는 30일 서비스 출시 2주년을 맞이한다는 겁니다. 이 내용은 보도자료로도 배포했습니다. 카카오톡으로는 대략의 정보를 제공한 뒤 “자세한 내용은 보내드린 보도자료를 참고 부탁드립니다. ^^”는 메시지를 덧붙였습니다.

카카오의 이 같은 PR 실험에 IT업계 홍보인들은 지대한 관심을 표하고 있습니다.

KT 홍보 관계자는 “카카오톡이 그동안 플러스친구를 운영했는데 지금에서야 카카오 대외홍보에 카카오톡을 이용한 것은 다소 늦은 감이 든다”면서도 “자체 메시징 플랫폼을 갖고 있어 홍보에 적극 활용할 수 있는 것이 부럽다”고 했습니다.

기자들도 편하다는 반응입니다. 한 기자는 “보도자료 체크를 위해 주기적으로 메일을 살펴보는데 보도자료를 배포했다고 문자를 보내는 기업도 있고 아닌 기업도 있다”며 “카카오는 카톡을 통해 소식을 알려주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소식을 놓치지 않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기자는 “문자보다 가벼운 느낌이고, 꼭 새로운 소식이 없어도 IR 자료 등을 살펴볼 수 있기 때문에 가끔 들어가서 이것저것 눌러본다”고 말했습니다.

카카오는 그간 미디어 사업에 욕심을 냈습니다. 다음과 합병하면서도 미디어 사업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이번 PR 채널 오픈은 좁은 범위의 이용자(기자)를 대상으로 하는 실험이라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정보를 일괄적으로 제공하는 것은 카카오가 일종의 매체 역할을 담당한다는 겁니다. 보도자료를 뉴스로 바꾸고, 기자를 일반 이용자로 바꾸면 뉴스를 메시지 형태로 받는 모양새가 된다는 거지요.

플러스친구와 마찬가지로 정보 제공에 특화돼 있기 때문에 심심이나 시리처럼 말을 주고받을 수는 없습니다.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다지만 오래 전 PC통신에서 유행했던 텍스트 기반의 머드(MUD) 게임처럼 1번을 누르면 조직문화, 2번을 누르면 연혁 등을 알 수 있는 정도입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5.04(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