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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부회장, 며느리 나오는 드라마 "바빠서 못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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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우 생활경제부 기자) 여자 연예인들이 ‘재벌가 며느리’가 되면 대부분 방송 활동을 중단하고 꼭꼭 숨곤 하죠. 그런데 23일 포털 인기 검색어 순위에 오르내린 최정윤 씨는 경우가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최씨는 연 매출 10조원대, 재계 순위 50위권인 이랜드가(家)의 며느리입니다. 그는 이날 토크쇼에 출연해 신혼집을 공개하고, 시댁과의 에피소드를 이야기해 새삼 주목을 받았습니다.

최씨는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의 장남 윤태준 씨와 2011년 12월 결혼한 이후에도 방송 활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눈에 띄는 부분은 최씨는 대기업 오너의 며느리라는 점을 굳이 숨기지 않고 터놓고 얘기하고, 시어머니인 박 부회장 역시 여기에 대해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겁니다.

박 부회장을 만났을 때 “며느리가 출연하는 드라마를 틈틈이 보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박 부회장의 짧은 답변. “아뇨. 안 보는데?” “사업 하느라 워낙 바빠 드라마 볼 시간이 없어요”라는 게 이유였습니다. 박 부회장은 아침에 출근 준비하는 시간을 아끼기 위해 매일 모자를 쓰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그는 ‘연예인의 삶’을 사는 며느리에 대해 별로 개의치 않는 눈치였습니다. 박 부회장의 아들 윤씨도 아이돌 그룹 ‘이글파이브’ 멤버로 연예계 생활을 했었기 때문으로 짐작됩니다.

제가 그날 박 부회장을 만난 곳은 이랜드그룹의 콘서트 사업 시사회장이었는데, 최씨가 박 부회장 바로 옆자리에 붙어앉아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는 화기애애한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자신과 친분이 있는 동료 여자 탤런트를 여럿 초대해 시어머니한테 소개하는 모습도 보였죠.

이랜드는 독특한 기업문화 탓에 업계에서 ‘특이한 구석이 많은 회사’로 불리는데요. 자녀들의 삶에 간섭하지 않고 자율성을 인정하는, 그리고 자신의 본업에만 집중한다는 박 부회장의 ‘의외의 쿨함’이 인상 깊었던 기억이 납니다. 최씨도 박 부회장도 자기 분야에서 계속 승승장구하길 기대해 봅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5.04(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