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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와튼,스탠퍼드 MBA 출신의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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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휘 증권부 기자) 경제계를 들여다 보고 있자면 갈수록 해외 MBA 경력을 가진 이들이 많아지는 듯한 느낌입니다. LG생활건강같은 곳은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이사회 멤버 전원이 미국 MBA 이수자였습니다. 요즘 젊은 인재들이 선망하는 직장인 사모펀드(PEF) 운용사도 해외 유수의 대학 졸업장을 갖고 있는 이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국내 기부단체들 사이에선 기부금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경제계 내 해외 유학파의 급증을 꼽고 있을 정도입니다.

해외 MBA의 ‘트로이카’라고 하면 역시 하버드, 와튼, 스탠퍼드 3곳을 꼽을 수 있습니다. 세계 경영대학을 비교 평가하는 성적표에서도 이들이 늘 최상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니까요.

미국에서 가장 권위있는 대학평가 매체인 ‘US뉴스&월드리포트’가 최근 발표한 ‘2015학년도 대학원 평가’에서 이들 3곳이 ‘빅3’로 선정됐습니다. 그런데 이들 3곳 MBA들마다 약간의 차이점이 있다고 합니다. 국내에서도 각 대학의 졸업생들이 어떤 곳에 근무하는 지를 살펴보면 차이점이 드러납니다.

우선 와튼스쿨 출신들은 재무와 회계에 통달해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은행에 인맥이 폭넓게 퍼져 있다고 합니다. 조흥은행장 및 한국투자공사 사장을 지낸 홍석주 로커스캐피탈 대표를 비롯해 전 서울증권 회장을 지낸 강찬수 KTB투자증권 부회장, 재정경제부 기획관리실장 출신인 김규복 생명보험협회 회장, 박동수 수출입은행 수석부행장, 김기범 대우증권 사장, 전 동양자산운용 대표를 지내다 대성그룹에 영입된 백창기 대성이앤씨 대표, 서태환 하이투자증권 사장, 나동민 NH농협생명 대표 등이 대표적인 분들입니다.

IB(투자은행) 중에선 전 BNP파리바 한국법인장이었던 송경섭 큐캐피탈 부사장이 와튼 동문입니다. 하버드 출신이 지배하는 사모펀드 업계에선 박영택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부회장이 와튼 출신입니다. 한국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홍콩을 주무대로 활약중인 인캡인베스트먼트 홍승복 대표도 같은 동문회에 나오는 분입니다.

물론 금융권에만 포진해 있진 않습니다. 와튼 스쿨 동문회는 1993년 당시 동력자원부 장관을 지낸 이봉서 단암산업 회장과 김주진 아남그룹 회장이 제안해 이세훈 한국유리공업 회장의 주도로 출범했으니까요. 재계에선 구본걸 LF패션 회장, 이우현 OCI 대표, 2008년 졸업생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 등이 와튼스쿨이라는 이름 아래 자주 얼굴을 맞댄다고 합니다.

박찬구 웅진케미칼 대표가 동문회장을 맡고 있고, 김동녕 한세예스24홀딩스 회장, 김신배 SK그룹 부회장과 권영설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도 이곳 출신입니다. 와튼 스쿨의 강점에 대해 졸업생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파이낸스에 강하다. 공부할 때 교재 대부분이 회계와 관련된 것이었다.”

스탠퍼드 MBA 출신들은 짐작하시겠지만 주로 벤처업계에 포진해 있습니다. 김한 알토스 대표를 비롯해 남태희 스톰벤쳐스 대표, 정회훈 DFJ코리아 대표, 윤필구 빅베이신캐피탈 대표 등이 실리콘밸리서 VC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허세홍 GS칼텍스 부사장은 벤처캐피탈을 운영하는 것은 아니지만 알토스 한국전용 펀드에 개인 자격으로 투자하기로 하는 등 벤처에 관심이 많습니다.

LG가(家)에선 구본무 회장의 사위인 윤관 블루런 대표가 싱가포르 파빌리온으로부터 투자를 받았습니다. LS가는 장남 구본웅 포메이션8 대표가 있으며 최근 투자 성과가 좋은 것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습니다. 그 외 박태준 포스코 전 회장의 아들 박성빈씨도 사운드파이프코리아 대표로 벤처 투자에 몸 담고 있습니다.

스탠퍼드 MBA 출신은 정원이 적다 보니 동문회원 수도 상대적으로 적은 편인데 회원으로 약 100여명이 활동 중이라고 합니다. 정재계 주요 인사로 는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 허경욱 전 OECD 대사, 김재열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최희문 메리츠증 권 사장 등입니다.

기업인들도 있긴 합니다만 스탠퍼드 출신들은 일반적인 기업 조직 문화와는 다른 ‘DNA’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스탠퍼드 MBA에 들어가는 이들은 ‘괴짜’들이 많습니다. 국내 육군사관학교랑 비슷한 웨스트포인트 사관학교를 졸업생처럼 경력이 특이한 사람들을 비롯해 사고뭉치 ‘괴짜형 천재’ 등이 꽤 많다고 합니다. MBA 과정 자체도 창의적인 훈련을 시키는데 주력한다고 하는군요.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은 유난히 사모펀드 운용사와 컨설팅사 대표를 많이 배출했습니다. 사모펀드 쪽에는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원준희 티스톤 대표, 윤여을 한앤컴퍼니 회장, 이상현 칼라일 한국대표, 이철주 어피니티 한국대표 등이 있고, 컨설팅 업계에는 이성용 베인앤컴퍼니 대표, 송기홍 딜로이트컨설팅 대표, 정택진 세븐앤파트너즈 대표, 류재욱 네모파트너즈 총괄대표 등이 있죠.

하버드 MBA 출신은 동문회 수가 220여 명에 달해 규모가 큰 편입니다. 하버드 MBA는 주로 경영자 코스의 정석으로 불립니다. 재계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동경대에서 석사를 받고 하버드 MBA에서 박사를 땄습니다. 하지만 와튼과 스탠퍼드에 비하면 큰 특색이 없는 점이 ‘특색’이라고 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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