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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쓰, 반도체 사업 철수...일본 '반도체 구조조정' 일단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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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서정환 특파원) 일본 후지쓰가 반도체 사업을 접기로 했습니다. 이로써 10년 이상 진행된 일본 반도체 산업 구조조정이 일단락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후지쓰가 반도체 주력 생산공장 2곳을 대만과 미국 업체에 각각 넘기기로 했다고 28일 보도했습니다. 가전용 시스템 LSI(비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미에공장은 순수 반도체 외주가공(파운드리) 업계 3위인 대만 UMC에, 차량용 마이크로컨트롤러를 생산하는 아이즈와카마쓰공장은 미국 온세미컨덕터에 매각한다는군요.

반도체 일종인 마이크로컨트롤러는 가전제품 자동차 등을 제어하는데 쓰이는 것으로, PC의 CPU(중앙처리장치)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후지쓰의 지난해(2013년4월~2014년3월) 반도체사업 매출은 3216억엔. 업계내에서는 이 두 공장의 자산가치는 500억엔으로 보고 있습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막대한 투자부담으로 실적변동이 많은 반도체 사업을 대폭 축소하고 클라우드 등 정보기술(IT) 서비스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후지쓰 반도체 사업 철수가 갖는 의미는 일본 반도체 산업의 구조조정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는데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1990년대 일본 반도체 산업은 세계 10위 안에 NEC 히다치제작소 미쓰비시전기 도시바 후지쓰 파나소닉 등 6개사가 포함될 정도로 세계 시장을 호령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퀄컴 등 설계 및 개발 전문 기업과 대만 TSMC 등 외주가공업체이 부상하면서 뒤로 밀리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대규모 투자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늘려 온 삼성전자에도 치여 일본 반도체 산업은 구조조정을 반복해 왔습니다.

우선 히타치제작소와 미쓰비스전기, NEC의 D램 사업을 통합한 엘피다는 지난해 미국 마이크론에 인수됐습니다. 이들 3개사의 마이크로컨트롤러 사업을 통합해 출범한 르네사스테크놀로지는 민관공동펀드인 일본산업혁신기구와 도요타 등의 자금을 수혈받아 경영 재건 중에 있습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실질적으로 신규 투자를 하면서 반도체사업을 영위하는 일본기업은 도시바와 소니 정도만 남게됐다”고 전했습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5.04(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