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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아파트 대기수요가 세종시 분양 참패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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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형 건설부동산부 기자) 정부 부처 이전 효과로 순위 내 마감 행진이 잇따르던 세종시 분양시장에 최근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세종시에만 1만여 가구의 브랜드 타운을 조성하며 세종시 ‘터줏대감’으로 불려온 중흥건설이 지난주 청약에서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세종시 3-2생활권 M6블록에 들어서는 ‘중흥S-클래스 에코시티’인데요. 898가구 모집에 293명이 청약하는 데 그쳤습니다. 청약 경쟁률이 0.32대 1로 공급 가구의 67%가 미분양으로 남았습니다. 같은 주 분양한 반도건설의 ‘세종 반도 유보라’도 3순위까지 겨우 모집 가구수를 채웠습니다. 단기간에 주택 공급이 급증한 반면 공무원 이주는 예상에 못미쳤기 때문이죠.

당분간 세종시 주택시장은 당분간 고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그런데 최근 만난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번 세종시 분양 참패의 원인을 다른 곳에서 찾았습니다. 바로 대형 건설사가 짓는 이른바 ‘브랜드 아파트’를 기다리는 수요가 많아서 지난주 분양 단지에 청약자가 적었다는 분석입니다.

이 브랜드 아파트는 8~9월께 분양 예정인 세종시 새롬동 2-2생활권 아파트입니다. 현대건설(힐스테이트), 대우건설(푸르지오), 포스코건설(더샵), 롯데건설(캐슬), 현대산업개발(아이파크), 현대엔지니어링(엠코타운) 등 ‘10대 건설사’들이 분양하는 7000여 가구 대단지입니다.

세종시 2-2생활권은 ‘세종시의 강남’이라고 불릴 정도로 입지도 좋다고 하네요. 행복도시 내 첫 아파트인 첫마을 바로 옆으로 인근에 백화점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마트 입점 소식에 들썩이는 세종시의 상황을 감안하면 백화점 입주는 엄청난 파급력을 갖는다는 게 현지 중개업계의 설명입니다. 여기에 백화점 뒤편에는 대규모 상업지구와 학원가 등도 조성된다고 하네요.

특히 설계공모를 통해 단지 설계에 나선 만큼 기존 세종시 아파트보다 미관이 좋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세종시에서 분양을 준비 중인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이전 부처 공무원 등 현지 주민들을 만나본 결과 2-2생활권 브랜드 아파트를 기다리는 수요가 상당히 많았다”며 “이들 단지의 청약이 끝난 뒤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세종시 아파트 가격은 3개월 연속 하락(한국감정원 집계)하고 있고, 실수요자가 떠받치는 전세 시장도 전셋값이 절반 가까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브랜드 아파트마저 분양에 실패한다면 세종시 분양시장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분양이 속출한 경기 용인과 김포 등과 같이 ‘미분양의 무덤’이 될 수도 있습니다.

세종시 주택시장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이는 2-2생활권 분양 결과가 벌써부터 궁금합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5.04(토)